[미리 본 '디셈버']①"'김광석 창작'이라 '깡다구' 부렸죠"

뮤지컬 제작 나선 장진 감독
방송 접고 극본 집필 몰두.."'김광석 낭만' 흉내냈던 세대"
장유정 '그날들'과 비교는…
  • 등록 2013-11-12 오후 2:47:18

    수정 2013-11-12 오후 2:52:51

장진 감독이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른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장진은 “김광석 노래를 흥얼거리며 낭만을 흉내냈던 세대”라며 김광석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에 애정을 표했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겁났다.” 장진(42)감독은 김광석(1964∼1996)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부담이 컸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가 극작과 연출을 맡은 작품은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 1995년 희곡 ’천호동구사거리‘가 신춘문예에 당선돼 극작 및 연출의 길에 들어선 후 18년 만의 뮤지컬 도전이다. 후발주자로서의 부담감도 컸다. ‘디셈버’가 ‘그날들’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일 김광석 주크박스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특히 후배인 장유정이 연출했던 ‘그날들’과의 비교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안 그래도 얼마 전 송영창 선배 아버님 상가에 갔다 장유정을 만났어요. 마치 서부영화의 한 정면처럼요. 장 연출에게 ’당신이 뉴(‘그날들’ 제작사)랑 만나 이 작품 하면 안되겠냐‘는 말을 농담으로 했죠.(웃음)같은 가수에서 출발해 두 갈래로 나오는 셈이라 비교를 많이 당할 거라 봐요. ’그날들‘에 대한 부담감이 아주 많았죠.”

그만큼 각오는 비장했다. 장 감독은 ’디셈버‘ 대본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방송(’SNL코리아‘)까지 접었다. 모험에 나선 이유가 뭘까. 장 감독은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까 싶었다”고 했다.

“뮤지컬 제작에 대한 꿈은 예전부터 꿨어요. 못했던 이유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었죠. 안무, 대사, 무대를 그대로 가져와야 하니까요. 그러던 중 라이선스 뮤지컬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창작뮤지컬의 기회가 왔고요.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음악(김광석 노래)마저 내 앞에 오니 안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깡다구‘를 부려봤죠. 하하하”

’그날들‘은 2014년 김광석이 태어난 지 5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제작됐다. 김광석의 노래 24곡이 담긴다. ‘이등병의 편지’·‘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변해가네’·‘일어나’ 등이다. 여기에 미발표곡 ‘다시 돌아온 그대(김광석 작사·곡)’·‘12월(조현주 작사·김광석 작곡)’도 처음으로 공연에 활용된다.

“김광석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젊은 어느 한 시절 그의 고민과 낭만을 흉내 냈던 세댑니다. 김광석의 음악으로 뭔가를 한다는 전 즐거운 일이죠.”

하지만 제작자로서 김광석의 음악은 선물이자 숙제였다. “노랫말을 건드리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가사를 보면 신파 외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없거든요. 이 가사로 어드벤처나 느와르물을 만들 순 없잖아요. 그래도 김광석의 노랫말은 포기할 수 없겠더라고요. 오랜 시간 사람들을 보듬고 울린 노랫말이잖아요. 나도 머리를 짜냈지만 편곡·음악팀에 기대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음악인들은 김광석에 음악적인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과감한 편곡이 어려울거라 걱정했는데 기우였어요. 신선한 곡이 나왔죠. 원곡의 미덕을 잘 보호해주며 대형뮤지컬에 맞는 곡을 써줬어요.”

장 연출은 김광석의 노래에 청춘의 풋풋한 사랑 얘기를 입혔다. ’디셈버‘는 1992년 서울과 현재의 서울을 오가며 지욱(김준수·박건형), 이연(김예원·오소연), 여일(김슬기)사이 엇갈린 사랑과 현재를 그린다.

“’디셈버‘는 잃어버린 사랑 혹은 시간에 대한 이야깁니다. 잊은 줄 알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기억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은 그것을 추억이라고 하고, 아픈 사랑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아련한 설렘이라고 하죠.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곧 뵙죠.”

△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12월6일~2014년 1월2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484-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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