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株 잇따라 퇴출 위기..`회생 가능할까?`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통화 관련 파생상품 키코(KIKO) 가입업체들이 잇따라 상장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1일 IDH(026230)에 대해 자본전액 잠식 및 자기자본 10억원 미만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IDH는 작년 매출액 912억원에 영업적자 13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긴 했지만 상장폐지를 우려할 수준의 실적은 아니다. 하지만 키코 손실로 순손실이 1083억원에 달하면서 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IDH는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작년 상반기까지는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하반기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늘어난 키코 손실로 인해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 탓에 영업이익마저도 적자로 돌아섰다.

IDH에 앞서 지난달 26일엔 심텍(036710)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심텍은 연매출 4000억원이 넘는 회사지만, 키코 손실이 2022억원(평가손실 포함)에 달해 자본전액잠식됐다. 이로 인해 열흘 넘게 거래가 정지돼 있다.
 
또 태산엘시디(036210)가 7500억원이 넘는 키코 손실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태산엘시디의 키코 손실은 시가총액의 25배에 육박한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업들의 회생이 가능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이 기업들은 상장폐지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가 이미 키코 손실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의 신청을 통해 유예가 가능하게끔 조치를 취해놨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키코 관련 손실을 제외했을 때 자본잠식이 아닐 경우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며 "심텍 등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기존 손실에 대한 출자 전환, 자금 플랜 등을 꼼꼼하게 검토한 뒤 유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장폐지가 유예되더라도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수 없다. 4월부터는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매매체결방식이 `연속적 경쟁매매방식`에서 `30분 단위의 주기적 단일가매매방식`으로 변경된다. 즉 하루에 13회만 매매가 가능해지는 것. 주가에 다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더라도 관리종목 지정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주가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투자자들이 인식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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