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보금자리론을 염두에 두고 주택구입을 추진했던 실수요자 중 일부는 계획을 다시 짜거나 계약을 미뤄야할 것으로 보인다. 주금공은 서민층의 실수요 주택구입용 자금은 연말까지 1.6배인 16조원 규모를 공급하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갑작스런 조건 강화에 수요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조건 강화…사실상 공급 중단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의 대출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대출한도를 축소해 보금자리론 문턱을 한층 높이기로 했다. 보금자리론의 대출한도는 현재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고 별도 제한이 없었던 소득요건도 신설해 부부 합산 연 6000만원 이하 가구만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보금자리론 신청자격 기준도 담보가 되는 주택가격을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낮췄고 대출자금의 용도도 주택 구입용도로만 한정했다. 기존에는 주택구입은 물론 대출 상환 용도도 가능했다. 인터넷 상품인 ‘아낌 e-보금자리론’은 연말까지 아예 팔지 않기로 했다.이는 사실상 보금자리론 신규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왜 판매 중단...풍선효과 쏠림 현상으로 보금자리론 급증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은 6조1000억원 늘어 68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8월 8조6000억원이 불어난 것에 비해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2010~2014년의 9월 평균 증가세가 1조6000억원을 감안하면 3.8배나 가파른 상승세다.
하지만 주금공은 이번 조치와 관련, “보금자리론 신청이 급증하는 쏠림현상으로 연간목표 10조원을 이미 초과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연말까지 공급을 일정부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함에 따라 시행한 조치”라며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총량규제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고 총량관리에는 선을 그었다.
실수요자 혼란 우려...주금공 서민층 보금자리론 1.6배로 운영
내집 마련을 생각하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이번 조치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가 30년 이내의 장기고정금리(연 2.50 ~ 2.75%)로 주택담보가치의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로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한 누리꾼은 “디딤돌 대출 2억원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보금자리론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대출요건이 바뀌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며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금리가 높아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주금공은 이번 공급요건 강화에도 불구하고 서민층 실수요대출에 대해서는 보금자리론 대출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진 주금공 정책모기지부장은 “3억 이하 주택, 연소득 60000만원 이하 서민의 주택구입 용 자금은 현재대로 공급해 연말까지 당초 계획의 160%인 16조원 규모로 보금자리론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금공은 또 디딤돌 대출 등 서민지원 상품은 조건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공급해 나갈 계획이고 이번 조치로 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제외된 고소득층이나 기존대출대환용 수요자의 경우 은행권 대출 이용을 안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