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카에는 LG화학(051910)의 배터리가 탑재돼 왔지만, 연말 출시되는 기아차의 소형 박스카 '탐(TAM)'에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
이로써 국내 최대, 글로벌 5위 수준인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LG화학의 독점체제가 깨졌으며, 2014년 이후 대중적인 전기차 출시에 맞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기상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상무(환경차시스템개발실장)는 28일 광주에서 열린 '그린카 심포지움'에서 "고전압 배터리는 모터, 인버터와 함께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의 핵심부품"이라면서 "주요 부품은 한 곳에서 공급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LG 화학과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듯이 SK와도 동일한 차원에서 공동개발하고 있다"면서 "연말 출시되는 기아 전기차 '탐'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들어가며, 2000대 정도 공급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관계사 'HL 그린파워'를 통해 배터리 팩을 공급받아 왔다. 'HL 그린파워'는 지난 해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합작해 만든 기업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에 배터리 팩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또다른 임원은 "현재 자동차 배터리 가격은 2000~2500만원 정도이나 경쟁이 붙으면서 점차 더 저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기상 상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3년 내에 치킨 게임에 돌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다만 배터리는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인 만큼 현대·기아차 차원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고전압 배터리는 (시장 전망과 무관하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스마트폰으로 당황했던 휴대폰 회사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상 상무는 "도요타는 배터리 자회사가 있지만 지능형 배터리는 자사 내부에서 개발하고 생산까지 맡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도 배터리제어시스템(BMS)은 하고 있지만, 도요타의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하며, 배터리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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