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제2 유성기업 나올라` 전전긍긍

일부 기업, 협력사에 노사관계 파악 요청
  • 등록 2011-05-26 오후 3:13:22

    수정 2011-05-26 오후 3:13:22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최근 유성기업 파업으로 현대·기아차 공장이 멈춰서는 등 피해를 입자, 일부 IT 대기업들이 제2의 유성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현황 파악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IT회사인 A사는 일부 협력사에 이메일을 보내 최근 노사 관계가 어떤지 파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기업은 부품 공급선을 2개 이상 가져가는 이른바 `멀티 벤더`체재다. 따라서 부품보다는 장비나 가스 등 유틸리티 위주로 독자 공급하는 일부 협력회사가 그 대상이다. 오는 7월 시행될 `복수노조 설립 허용` 이슈도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편광필름을 만드는 일부 소재기업은 노조가 센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거래선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생산 차질을 빚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다만 유성기업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만큼 타격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따져보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전자(066570)는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 협력사의 노사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일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평상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본 지진사태 등 유사시 사용할 수 있도록 부품 전체 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적절한 양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90 여 개 판매법인을 통해 부품 및 장비 공급 다변화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특성상 복수 공급선으로 가져가기 어려운 경우는 장기 계약을 맺거나 독자 개발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기업 10개 가운데 7개는 오는 7월 복수노조 설립 허용 이후 노사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는 "복수노조 시행 후 노조의 투쟁성이 강화돼 노사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답했다.

복수노조 이후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 혼란과 교섭비용 증가(44.2%), 조직확대를 둘러싼 노조간 갈등(41.2%)이란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복수노조 시대에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준비가 미흡"(52.4%),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9.2%)고 답했다. "준비돼 있다"는 답은 38.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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