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대출늘린다..신용위험확대 알고도 수익성 유혹

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가계 주택자금·中企 상대로 대출영업 확대
  • 등록 2014-07-02 오후 12:00:00

    수정 2014-07-02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은행들이 가계와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을 활발히 이어갈 전망이다.

가계나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은행의 수익성 강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다만 이러한 대출태도가 은행의 리스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어 관리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출처> 한국은행 2014년 2분기까지는 동향, 2014년 3분기는 전망치 임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지난 달 9일부터 23일까지 총 17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3분기(7~9월) 6으로 전분기(7)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100사이에 분포하며 숫자가 플러스면 대출심사를 완화해 대출을 늘리겠단 얘기다. 대출을 해주겠다는 적극적인 태도가 소폭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태도가 이어지는 추세다.

그 대상은 가계나 중소기업이다. 가계의 신용대출 등 일반자금에 대해선 대출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하겠다고 했지만, 주택자금에 대해선 정부 정책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을 늘릴 예정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유망업체 등 우량거래처 확보를 위해 대출심사를 완화할 전망이다.

대출태도지수가 소폭이나마 낮아진 이유는 가계나 중소기업 등의 신용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용위험지수는 22에서 27로 확대됐다. 가계의 경우 소득증가는 미약한데 비해 부채는 누적되면서 저신용·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상환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우려됐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영업환경 등으로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계나 중소기업 등의 신용위험이 5포인트나 커졌음에도 이들에 대해 대출태도는 1포인트 밖에 낮아지지 않은 이유는 은행의 수익성 때문이다. 신원문 한은 조기경보팀 조사역은 “은행이 대출을 늘리는 이유에는 정부의 정책적인 측면도 있지만, 은행 내부의 시장점유율 제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가계나 중소기업은 돈이 얼마나 필요한 것일까. 은행의 여신담당자들은 이들이 필요한 대출수요지수가 20에서 17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중소기업은 내수회복세가 미약해 영업활동에 필요한 대출수요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고, 가계 역시 주택 경기가 불확실해 주택자금 수요 증가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들은 가계나 중소기업에 대출을 늘리려하지만, 대기업에 대해선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원화 강세와 비우량기업에 대한 신용경계감 등으로 -3으로 유지됐다.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위험 등으로 신용위험도 높아진데다 회사채 등 직접 금융조달도 쉽지 않아 돈 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는 신용카드회사와 생명보험회사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카드회사는 카드론 이용고객의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대출태도지수가 6에서 0으로 감소했다. 반면, 생명보험회사는 10에서 20으로 껑충 뛰었다. 주로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을 늘릴 예정이다.

상호저축은행은 영세자영업자 등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대출태도지수가 전분기에 이어 0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조합은 외형성장 억제 등 감독당국의 규제로 -2에서 -6으로 낮아져 대출에 신중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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