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환수수료 담합과징금 행정소송"

"금감원 지도 손실보전위해 수수료 걷은 것…억울하다"
공정위 "실제 손실 아니거나 불합리한 관행 지적한 것"
  • 등록 2008-03-31 오후 3:51:59

    수정 2008-03-31 오후 3:51:59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은행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외환수수료 담합 과징금 부과조치에 반발, 행정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31일 신한 우리 기업 산업 외환은행 등 8개 은행을 대표해 자료를 내고 "조만간 행정소송을 제기, 공정위의 부당한 조치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공정위가 담합이라고 지적한 외환관련 수수료들은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를 받아들여 생긴 손실보존을 위한 것들"이라며 "이를 담합이라고 하는 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 26일 전원회의를 열고 수출환어음 매입수수료와 뱅커스 유산스(Banker`s Usance) 인수수수료 등 2종의 외국환 관련 수수료를 만들기로 담합한 8개 은행에 시정 명령과 함께 약 9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은행연합회는 "뱅커스 유산스(Banker`s Usance) 인수수수료의 경우 기존엔 난외계정(상각채권·미지급보증 등 대차대조표에 포함되지 않는 계정)으로 처리해와 수수료를 걷지 않았었다"며 "하지만 금감원이 이를 난내계정 처리하라고 해 수수료를 걷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환가료 수수료의 경우에도 금감원이 신용공여 개시일과 상환일중 한 날짜를 제외하는 `한편넣기`를 실시할 것을 지도, 손실이 커져 수수료를 받기로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또 은행상품은 여타 산업상품보다 동질성이 커 수수료 등이 비슷해질 수 밖에 없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은행 수수료는 금리 등에서 보듯 선도은행이 주도하는 가격 결정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며 "외환수수료의 경우에도 이러한 점이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 결정을 내리면서 "뱅커스 유산스 인수수수료는 금감원이 신용장 개설금액중 일부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도록 바꾸자 실제 손실이 나는 것이 아닌데도 대손충당금을 회계상 손실로 표기한다는 이유만으로 수수료를 신설하기로 담합한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공정위는 또 "금융감독원이 국내 은행들의 외화대출에 대한 불합리한 이자적용 관행을 개선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서자 은행들이 수익감소를 보전할 목적으로 수출환어음 매입수수료를 신설키로 담합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 `외환 수수료 걷자`담합 ..과징금 96억(3월30일)」
 
이와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공정위는 수수료 책정의 담합소지를 지적한 것이고 은행은 그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느 한쪽의 입장이 옳다고 결론지을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공정위 결정에 반발, 행정소송에 나선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국민은행(060000)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지난 13일 오후 "공정위 표준약관대로 근저당설정비를 은행이 모두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불복소송을 냈었다. ☞「은행 `근저당설정비 못낸다` 행정소송(3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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