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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종식위해 특위 구성…그러나 명쾌한 해명 못내
서울대병원 특위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국가생명윤리위원장)는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브리핑을 통해 “담당교수(주치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지만 주치의로서 헌신적 진료를 시행했고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망진단서에 사망원인을 기록할 때 심장마비·호흡부전·심폐정지와 같은 사망에 수반된 징후는 기록하지 않지만 주치의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씨의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가 직접 참석했다.
이 교수는 또 “담당의사에게 어떠한 외압이나 강요는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의학적 판단에 따랐으며 사망진단서는 담당교수의 지시에 따라 담당 전공의가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백씨의 원 사인이 급성경막하출혈이면 환자가 어떻게 죽었든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은 지침에 나온 내용”이라며 “나라면 ‘외인사’로 기재했을 것”이라고 개인적 소견을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도 “사망진단서 작성은 병원이 아닌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이 보고 비평할 순 있지만 이래라 저래라 강요할 순 없다“고 말했다.
주치의 “적절한 치료받고 사망했으면 ‘외인사’ 표기”
주치의인 백 교수는 이에 대해 “지난 7월 백씨에게서 급성신부전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가족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치 않아 체외투석 등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사인을 병사로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또 “만약 백씨가 경막하출혈 후 적절한 최선의 치료를 시행받았는데도 사망을 하게 됐다면 사망 종류를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던 백씨는 317일만인 지난달 25일 끝내 숨졌다. 백씨의 사망진단서에는 사망 종류가 ‘외인사’나 ’기타 불상’이 아닌 ‘병사’로 적혔다. 직접사인은 ‘심폐기능정지’로, 선행사인과 중간선행사인은 각각 ‘급성경막하출혈’과 ‘급성신부전증’으로 기재됐다.
여기에 서울대 의대생 102명이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사망진단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병원 측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대 의대 동문 365명이 이와 비슷한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전국 각지의 의과대학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 809명도 백씨의 사인이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을 냈다.
이처럼 사망진단서에 대한 논란이 안팎에서 거세게 일자 서울대병원은 백씨의 사망진단서 내용을 재논의하기 위해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교수들 10명 내외로 구성된 별도의 특위를 구성해 이날 입장을 다시 밝혔다. 그러나 오히려 혼란만 더 가중시킨 양상이 됐다.
특위는 위원장인 이 교수 외 오창완 서울대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주임교수, 윤영호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이상민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하정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