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1조원에 티니위니 매각完.."재무개선 속도 잰걸음"

  • 등록 2016-09-02 오전 11:42:31

    수정 2016-09-02 오후 12:52:23

이랜드그룹이 2일 오전 1시(현지시간) 중국 난징시 V-GRASS 본사에서 티니위니를 1조원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김욱 이랜드그룹 M&A 본부장(왼쪽)과 타오웨이민 V-GRASS 부총경리의 모습.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이랜드는 패션브랜드인 ‘티니위니’의 중국 사업권을 중국 패션사인 ‘V-그라스(grass)’에 1조원 이상의 가격에 매각했다. 이에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이랜드의 자금 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랜드는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V-그라스에 티니위니를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구조는 중국 현지에 설립한 티니위니 신설법인을 V-그라스에 지분 100%를 넘기는 방식이다. 신설 법인에는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영업 인력·중국 사업권·글로벌 상표권 등이 포함돼 있다.

티니위니는 중국 내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 1300개 직영 매장을 통해 작년 매출 4218억, 영업이익 1120억원을 올리는 등 우량 수익구조와 확고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춰 ‘알짜 매물’로 평가돼 왔다. 이에 애초 이랜드는 티니위니 희망 매각가를 1.3~1.5조 수준까지 기대한 바 있다.

이랜드는 이번 매각으로 티니위니를 중국 시장에 상장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전까지 티니위니가 외자기업으로 직접 상장하는 데 제약이 있었지만, 현지 기업이 인수하면서 상장 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돼서다.

이규진 이랜드 M&A총괄담당 상무는 “시너지를 내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했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딜을 이어갔다면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재무구조 개선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으로 이랜드는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295%에 달한 이랜드그룹 부채비율은 200%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추진하고 있는 서울 홍대입구역, 합정역 인근 토지와 강남역 주변 부동산 매각까지 성공할 경우 재무 건전성의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기 이랜드 재무총괄(CFO) 대표는 “티니위니 매각으로 이랜드가 중국에서 어느정도 가치를 인정받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티니위니를 능가하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중국 내 유통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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