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안 보인다…金-親朴 공천룰 동상이몽

김무성-친박계, 우선추천지역 등 놓고 연일 신경전
  • 등록 2015-10-06 오후 12:51:04

    수정 2015-10-06 오후 1:52:2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동상이몽(同床異夢).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박계가 내년 총선룰을 두고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당헌·당규상 우선추천지역은 물론 당내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도 접점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이 각자의 논리를 들고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치킨게임(두 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다가 먼저 피하는 쪽이 패하는 게임) 가능성까지 우려된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6일 CBS 라디오에서 총선 공천 우선추천지역에 대구경북(TK) 등을 애초 배제하자는 목소리에 대해 “특정 지역을 배제하고 말고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최근 부쩍 친박계와 발을 맞춰 ‘신박(新朴)’으로 불리는 인사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도 PBC 라디오에서 “TK가 됐든 강남이 됐든 전략 전술적으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어디든지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TK는 김 대표 측에서 친박계와 청와대의 유력 전략공천지로 의심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 측은 당헌당규상 TK는 우선추천지역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새누리당 당헌 103조를 보면,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 추천 지역 △공모 신청 후보자가 없거나 여론조사 결과 신청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 등에 한해 우선추천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여권의 심장’인 TK의 공천신청자가 경쟁력이 낮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 측 한 의원은 “전략공천은 과거 선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전략지역에 했던 것”이라면서 “우선추천은 정치적 소수자 등을 위한 것으로 극히 제한적인 개념”이라고 했다.

우선추천을 둘러싼 이런 상이한 해석은 추후 전략공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대표는 ‘전략공천 불가론’에 정치인생을 걸었지만, 친박계는 전략공천이 일부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그 연장선상에서 당 공천규정 제23조(국민 50% 당원 50%)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일반 유권자들이 모두 공천에 참여하는 100% 오픈프라이머리 취지를 주장해왔다. 반면 친박계는 당원들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공천룰을 만들 당 특별기구 인선도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특별기구를 만들 때는 최고위원들이 맡아 현안을 힘있게 추진하던 게 최근의 관례”라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단에 많이 포진한 친박계가 맡아야 한다는 얘기로 읽힌다.

다만 김 대표 측이 생각하는 관례는 다르다. 선거와 관련한 실무는 당 사무총장이 맡아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실제 황진하 사무총장의 위원장 임명을 주장하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공천룰 전부를 특별기구에서 만들기로 했으니 위원장 인선이 일단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양측이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 중립적인 외부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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