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함께 국내서도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틀 연속 반등을 노려봤지만 결국 무산됐다. 밤 사이 미국에서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엿새째 하락을 이어가며 달러 자금경색 완화 신호를 보냈고, 9월 경기선행지수도 예상밖 상승했다.
여기에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가세해 뉴욕증시 급반등을 이끌어냈고, 이에 힘입어 코스피도 한 때 1230선을 회복했고, 일본, 대만 등 여타 아시아 증시도 오름세를 탔다.
오후들어 실물경제 악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압박하며 코스피는 결국 마이너스권으로 후퇴했다. 프로그램이 3400억원 이상 순매도해 부담을 가중시켰다.
결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3포인트(0.95%) 떨어진 1196.10을 기록하며 하룻만에 120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은 종일 순매수를 유지하다 장 막판 1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투신이 1434억원 순매도하는 등 기관은 13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43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개인은 1209억원 순수하게 샀다.
시총 상위주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들이 일제히 내렸고, 포스코(005490), 현대차 등도 하락했다.
그동안 경기방어주로 꼽히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SK텔레콤(017670), KT&G, KT 등도 나란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전력(015760), LG, S-Oil 등은 올랐다.
두드러진 상승폭을 보였던 것은 건설주와 은행주. 이날 오후 발표될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자금경색 우려에 따른 낙폭을 만회하려 노력했다.
현대산업이 4% 이상 올랐고, 현대건설, 성원건설, 중앙건설, 동양건설 등이 고르게 올랐다.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도 나란히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이 매각작업 지연 우려로 11% 가까이 추락했고, 현대증권은 외국계 증권의 혹평으로 12% 이상 급락하는 등 증권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HMC증권, 교보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모두 5~7% 내렸다.
신세계는 정부가 보유중인 신세계 지분을 현물 출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7개의 상한가를 포함해 325개였으며, 하락종목은 496개, 이 가운데 하한가가 7개였다. 거래량은 3억8001만주, 거래대금은 4조6634억원으로 집계됐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정부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시장이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는 호응하지 못하고 눈치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렇지만 시장이 불안할 수록 강도높은 시장 안정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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