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1600명 실직 위기…이상직 “제주항공도 책임”

제주항공 인수 무산으로 종업원 실직 위기
5개월 동안 임금 260억원 체불, 노동부 지급 명령 시한도 넘겨
  • 등록 2020-07-23 오전 10:48:53

    수정 2020-07-23 오전 10:48:5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 소속 종업원 1600명이 실직할 위기에 놓였다. 이스타항공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23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계약해지 이유는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 재무상황을 감안할 때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청산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악화로 5개월이나 임금체불로 고통받은 1600명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재산형성 능력이 없는 20대 자녀들이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 확인돼 실소유주 논란을 겪고 있는 창업주 이상직 의원은 책임이 제주항공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날 KBS전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적, 도덕적 책임이 제주(항공)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고용 승계와 미지급 임금이 중요하니 지분 헌납으로 일단 그것부터 하자(고 했지만), 제주가 억지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지분 헌납까지 약속했는데 제주항공 측이 인수에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와 도민들이 향토 기업인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 그리고 정부의 지역 항공 LCC 지원이 병행 되어야 한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 지분 헌납 약속으로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고 책임모면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의원 측은 논란이 되자 가족이 갖고 있는 지분을 모두 이스타항공에 헌납해 매각 대금으로 체불된 임금을 지급할 것을 제안했으나 제주항공 측은 이 의원이 이같은 주장을 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인수협상 과정에서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있어서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지분헌납을 하더라도 이스타항공에 추가 귀속되는 금액이 80억원에 밖에 안돼 이 의원이 지분헌납으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은 여론을 호도한 것이라고도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체불임금 규모는 260억원 정도로, 조종사노조는 지난 4월 이미 임금체불 소송을 제기해 고용노동부에서 이스타항공 측에 체불임금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은 6월 9일까지 정해진 지급 시한도 이미 넘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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