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장사는 잘 했는데`..환율에 `발목`

기아차 영업익 22% 늘었지만 순익은 8% 감소
현대제철도 환차손에 `적자전환`
  • 등록 2011-10-28 오후 3:51:48

    수정 2011-10-28 오후 4:32:42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올 3분기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매출을 늘리며 비교적 장사를 잘 했지만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영업 외적인 요인인 외화환산손실로 이익을 갉아먹으면서 적자를 보거나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기아차(000270)는 올 3분기 판매량을 61만여대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3% 늘리면서 매출액(9조9900억원)과 영업이익(8276억원)도 각각 14.9%, 21.9% 늘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6479억원으로 8%나 줄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7%와 19.8%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무려 42.5%나 감소했다.

현대차 측은 외화부채 부문의 외화환산손실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3분기 평균환율(1083원)보다 분기 말 환율(1650원)이 오르며 외환손실이 1600억원 정도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통상 수출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이익이 커지지만, 분기중 평균환율이 낮은데 분기말인 9월에 환율이 갑작스레 오르면서 환차손을 입게 된 것.

현대차(005380) 역시 환차손이 1000억원 가까이 발생했지만 기아차에 비해 매출규모 등의 볼륨이 크고, 영업이익률도 10.4%에 달해 당기순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기아차의 경우 지분 약 21%를 갖고 있는 현대제철(004020)의 실적악화로 지분법 이익이 크게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 역시 환차손으로 적자를 냈다. 현대제철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40%를 넘는 큰 폭의 성장을 보였지만 역시 외화 환차손으로 1369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 분기엔 33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이 보통 3000억원 정도 이익을 내는데 환차손으로 손실을 내면서 이를 지분법평가 이익으로 반영해야 하는 기아차의 손실까지 키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해외 판매 비중 79% 기아차, 글로벌 시장 둔화 해법은? ☞기아차, 내년 중국시장 예의주시 ☞기아차, 20만대 이상 효자 모델 6개로 확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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