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피살...과거 "아들 거짓말 안해" 호소

"주식 다루는 일, 사람 목숨 다루는 일"
  • 등록 2019-03-18 오전 10:18:54

    수정 2019-03-18 오후 3:20: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의 부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의 부모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왜곡된 사실을 호소한 바 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 씨의 아버지 A(62)씨와 어머니 B(58)씨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씨의 부모 모두 살해된 것으로 보고, 시신 발견 다음 날인 지난 17일 오후 3시께 유력한 용의자 1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검거된 용의자를 상대로 원한 관계 등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으며, 용의자와 함께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 3명도 쫓고 있다.

이 씨의 어머니 B씨는 지난 2016년 10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우리 아이가 너무 잘못한 것은 맞다”며 “주식을 다루는 일은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에선 계속 (아들을) ‘천하의 사기꾼 이희팔(이희진+조희팔)이라고 한다. 얼마나 왜곡됐는지…”라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이가 죄 진 만큼만 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B씨는 또 “객관적으로 봤을 땐 언론에서 (이희진을) 띄우고 그걸 유지하려고 거짓말로 부풀렸던 것 같다”며 “그걸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다. 걔(이희진) 부가티 타지도 못했고, 왕소금이다”라며 오열했다.

아버지 A씨도 “내가 알기론 부가티 딱 두 번 탔다”며 “허풍은 있어도 애가 거짓말은 안한다”고 말하는 등 아들의 상황에 대해 부모로서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지난 2016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의 부모
이 씨는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며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서울 강남 고급 주택이나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차량의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 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130억 원을 선고 받고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 씨는 인가 없이 투자매매 회사를 세운 뒤 2년여 동안 1700억 원의 주식을 사고 팔아 130억 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240억 원의 투자금을 모으고, 방송 등에서 허위 정보를 제공해 292억 원 어치의 비상장 주식을 판 혐의로 추가됐다.

이 씨의 범죄 행각으로 수천 명의 투자자들은 고통에 휩싸였다. 전체 투자금은 알려진 것만 2000억 원대.

이 씨는 자신이 1000억 원대 자산가라고 했으나 서울 강남 거주지는 모두 월세였고, 그의 법인이 소유한 빌딩 2채도 근저당이 잡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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