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 이준기 기자]
KB금융(105560)지주는 SK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끝으로 국민은행이 갖고 있는 10% 가량의 KB금융 자사주를 국내외 기관투자자 3~4곳에 `클럽딜` 방식으로 전량 넘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2조원대의 현금을 확보하고 `대량 매물화(오버행)에 따른 주가하락`이라는 주식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11일 "SK그룹과 지분 맞교환 뒤 남게되는 자사주 9.8%는 시장에 급격한 공급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처리할 예정"이라며 "일단 블록세일보다는 클럽딜 형태로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과의 지분교환은 우호 주주를 확보하고 고객관리차원에서 장점이 있지만 유동성이 들어오지 않는 단점이 있다"며 "대기업 한 두곳이 (지분 맞교환) 요구를 해오고 있지만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지분 맞교환 요구시 KB금융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있으나 맞교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세일이나 클럽딜은 약속된 당사자끼리 시간외 매매나 장외시장을 통해 대규모 지분을 사고파는 것을 의미한다. 차이가 있다면 블록세일은 다수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분을 파는 형태라 할인률이 크지 않은데 비해 클럽딜은 할인률은 크지만 소수의 기관투자자와 협상으로 단기간에 지분매각을 끝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둘 다 보호예수기간을 두는 게 일반적이다.
KB금융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3~4곳으로 구성된 대주단(클럽)에 지분을 넘길 예정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도 포함돼 있지만 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시기는 이르면 오는 4월 중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4월 중에는 일반투자자들도 실적개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반응이 좋아질 때를 전후해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클럽딜로 자사주 매각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2조원 이상이다. 지난 10일 종가인 5만7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유입될 수 있는 금액만 2조16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은 이 돈을 주주배당이나 인수합병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9월 지주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등이 행사된 KB금융 지분 19.2%(7360만주)를 인수했다. 지난달까지
포스코(005490) 등과 맞교환 등의 방식을 통해 지분을 10.6%로 줄였다. 이날
SK텔레콤(017670)(0.9%)과의 지분 맞교환에 따라 자사주 지분은 9.8%로 더 떨어진다. 이 지분은 3년 보유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9월까지 전량 매각해야 한다. 취득 단가는 5만7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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