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즈 파트너즈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중 어느 쪽이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어느 쪽이 되든 대우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로는 최초로 외국계 자본을 주인으로 맞게 된다.
대우건설 노조는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자베즈 파트너즈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모두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양쪽 모두 2~3년 후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입찰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베즈 파트너즈는 전체 인수자금 중 60%만 컨소시엄이 조달하고 나머지 40%는 국내외 은행들로부터 빌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대우건설을 다시 팔려고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인 금호아시아나그룹만 봐도 그렇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 현금 배당에 나서면서 대우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크게 흔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7년 10월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에 넘긴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 매각 대금 9600억원 중 4614억원을 들여 1357만주를 주당 3만4000원에 유상감자했으며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이 내세우는 전략적 투자자의 실체도 불분명하다. 자베즈 파트너즈는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은 티시맨 컨스트럭션(Tishman Construction)을 내세웠지만 대우건설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할지는 미지수다.
대우건설 최종 인수자가 시세차익만을 노린 재무적 투자자라면 인수 후 알짜자산 매각, 고배당, 외형 부풀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아래서 흔들렸던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뿌리채 흔들리게 된다.
주인이 몇 번씩 바뀌면 회사는 골병 들고 직원들은 지치기 마련이다. 대우건설 노조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다가올 화를 미연에 막겠다는 최소한의 자기방어로 보인다.
▶ 관련기사 ◀
☞(특징주)대우건설·금호산업 하락..`M&A 수혜는 아직`
☞23일 장 마감 후 주요 종목뉴스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복수선정..주가 향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