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국내 첫 CIB 모델 도전 성공할까

소매중심 벗어나 IB·WM에 그룹 역량 집중..시너지 최적화
한동우 신임 회장 체제 시험대될 듯
  • 등록 2011-04-19 오후 2:03:48

    수정 2011-04-19 오후 2:58:42

[이데일리 하수정 이준기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시도하는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매트릭스 도입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금융사 모델인 상업투자은행(CIB)을 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차례 내홍을 겪었던 신한금융그룹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추진작업은 한동우 신임 회장 체제의 안착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신한, `CIB형` IB·WM 매트릭스 추진..왜?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055550)는 이르면 올해 내에 IB와 WM 사업부문을 매트릭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IB와 WM만 따로 매트릭스를 적용한다는 것은 그 부문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 소매중심의 상업은행 모델에서 벗어나 CIB로 발전하겠다는 것이다.

CIB는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을 합친 개념으로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등이 대표적인 CIB다. 통상 상업은행 내부에 IB파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투자은행을 상업은행 자회사로 두는 형태다.

매트릭스를 도입하면 법적으로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에 각각 별도의 IB, WM 조직이 있다해도, 의사 결정과 성과 평가에서 하나의 체제로 운영된다. 전 계열사의 관련 사업부는 대고객 별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수출업체 A사의 경우 IB사업부의 담당자(RM)에게만 연락하면 신한은행 대출과 신한금융투자 기업공개(IPO), 신한캐피탈 해외사업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지주사 내에서도 은행과 증권, 여타 계열사간 밥그릇 싸움이 치열할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 업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실상"이라며 "매트릭스가 도입되면 계열사간 원활한 협조로 나눠먹기에 대한 소모적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올해를 계열사 시너지 최적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 신한금융의 "모험"..연착륙 여부 `주목` CIB를 추구하는 국내 금융사는 여럿 된다. 대우증권(006800)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산업은행이 그나마 가장 CIB에 근접해있다. KB금융(105560)지주도 중장기적으로 CIB 모델로 가야한다는 인식에 공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업은행의 안정성과 투자은행의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아직 국내 금융사들의 IB실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되려 혼선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계열사별 기관장이 있는 상태에서 IB와 WM을 각각 총괄하는 부문장을 두는 체제이기 때문에 기관장과 부문장이 다를 경우 경영진간 의견 충돌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력 사업부에 역량이 집중될 경우 매트릭스가 아닌 나머지 조직만을 책임지는 경영진에게는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분리하는 `볼커룰(Volcker rule)`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지난해 상업은행(CB)이 투자위험도가 높은 투자은행(IB) 업무를 하면서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의 투자업무를 제한한 금융개혁법, 이른 바 `볼커룰`을 제정했다.

해외 상장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의 경우 미국의 볼커룰(Volcker rule)에 부딫혀 CIB 전환의 초석으로 추진됐던 태국 시암시티은행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장 미국의 볼커룰이 국내 금융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도 유사한 규제를 적용하도록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은행이 포함된 글로벌 금융그룹의 모험자본 공급은 어느 정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CIB 추진에 대해 "모험"이라고 말할 정도로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초기부터 매트릭스 전환을 검토해왔지만 번번히 구체화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신한그룹이 혁신적으로 변화함과 동시에 금융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단독]신한금융그룹, IB·자산관리 매트릭스 체제로 바꾼다 ☞신한투자 "태블릿PC서 똑똑한 주식거래하세요" ☞신한지주, 연간 순익 3조원 시대 연다..`매수`-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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