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합` 삼성-소니, 그들은 왜 헤어졌나

삼성전자 합작사 S-LCD 소니 지분 전량 매입 결정
8여년만에 지분 청산..소니 추락으로 합작 유인 소멸
TV용 LCD만 만들던 S-LCD, 노트북·모니터용 전환
  • 등록 2011-12-26 오후 4:54:44

    수정 2011-12-26 오후 4:57:03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으로 급성장하는 LCD TV 시장을 선점하고, 업계 1위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2004년 4월, 당시 삼성전자 LCD사업을 총괄하던 이상완 사장은 S-LCD의 출범을 두고 이렇게 선언했다.   ☞ 이 기사는 12월27일자 이데일리신문 3면에 게재됩니다.

 
▲ 지난 2004년 4월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 S-LCD 출범식. 사진 왼쪽부터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당시 직함 기준), 장원기 S-LCD 대표이사, 나카자와 케이지 S-LCD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S-LCD는 전 세계 TV 시장의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손을 잡은 대형 사건이었다. 30인치급 LCD도 본격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3조원 이상을 들여 40인치와 46인치 TV를 대비한 세계 최초의 7세대 투자였다.

하지만 '세기의 결합'이었던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은 8여년만에 결국 막을 내렸다. 26일 삼성전자(005930)는 이사회를 열고, S-LCD의 소니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1조800억원.

견고한 신뢰 관계는 소니의 추락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니는 TV 사업에서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소니 TV 사업의 누적 적자 규모는 4500억엔에 달한다. 올해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TV 판매가 줄어들면서 소니는 S-LCD의 절반 물량도 다 소화하지 못할 지경에 처했다. 50%의 지분을 가진 소니는 S-LCD의 생산량의 절반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최근 2년간 소니가 가져간 물량은 40%대에 그쳤다.

소니는 오히려 구조조정이나 사업축소가 절실한 상황이다. S-LCD보다 더 저렴한 LCD 패널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TV를 외부에 위탁해 생산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미 소니의 TV 생산위탁 비율은 50%를 넘고 있다. 전 세계의 TV 생산거점 9곳을 4곳으로 줄였다.

삼성전자로서도 소니와 협력할 유인이 없어졌다. 전 세계 TV 시장의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제휴로부터 얻는 이점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의 위기 조짐이 있을 때부터 두 회사의 결별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면서 "현금이 급한 소니와 삼성의 달라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소니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지분 관계는 청산되지만, 소니에 공급할 물량을 보장하는 계약도 새로 맺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S-LCD를 통해 꾸준히 지속되어 왔던 소니와의 기술 협력 관계는 지속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TV용 LCD만 생산하던 S-LCD의 일부 라인을 노트북이나 모니터용 LCD 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LCD 패널 시장 부진과 TV 사업 환경의 변화로 LCD 라인 운용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S-LCD의 운용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삼성전기의 LED사업, 결국 `삼성전자 품으로` ☞삼성-소니 LCD 합작, 8년만에 결국 청산(상보) ☞삼성전자, 소니와 결별 확정..S-LCD 소니 지분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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