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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 20분께까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는 대신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일 도이티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를 조사한다는 내용을 대검에 사전보고하지 않고, 조사 종료 1시간 50분 전에야 사후보고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서는 총장의 수사지휘가 불가한 만큼 이런 결정을 내렸단 입장이다. 하지만 대검은 명품가방 수사에 대해서도 사전에 보고받은 게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명품가방 관련 소환 조사에 대해선 총장이나 대검 간부 누구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 만큼 이 총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의 행태에 대해 불편함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주말 간 이뤄진 김 여사 조사를 어떻게 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약 5초간 침묵을 지킨 뒤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했다”며 “일선 검찰청에서 (김 여사 조사에 대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저의 책임이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실상 이른바 ‘총장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 총장은 당장의 사퇴 의사는 없다고 일단은 선을 그었다. 이 총장은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하겠다“며 ”국민과 헌법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제가 (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총장도 검찰총장에 대한 직에는 미련이 없다면서도 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부족해진다면 거취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총장은 이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 여사 조사에 대한 보고를 받아 경위를 파악한 후 문책 또는 감찰을 비롯한 조치를 취하겠단 입장이다. 만일 이 총장이 이번 일에 반발해 검찰총장을 사퇴할 경우 오는 9월 새 총장 임명이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그동안 성역은 없다고 강조한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은 대검에 사전보고 없이 김 여사에 대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했다“며 ”총장의 지시가 사실상 묵살된 상황인데 일이 수습되지 않는다면 총장직 사퇴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