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00억원 규모 핵연료 시장 진출하나···연구로 핵연료 최종 검증 시작

원자력연, 벨기에원자력연과 공동으로 성능검증 돌입
  • 등록 2023-11-20 오전 11:02:46

    수정 2023-11-20 오전 11:02:4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 기술로 개발한 연구로 핵연료가 수출 초읽기에 돌입했다. 최종 성능검증 과정이 성공하면 첫 연구로 핵연료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벨기에원자력연구소와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성능검증 2단계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원자력연 연구진이 벨기에에서 2단계 성능검증을 위한 핵연료 집합체 장전식을 진행한다.(왼쪽부터)박동준 책임연구원, 정용진 부장, 김기남 책임연구원)(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는 핵비확산을 위해 개발한 3세대 핵연료이다. 우라늄 밀도가 높고, 고출력·고성능 연구로에서 사용할 수 있 다. 고성능 연구로에서는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해 왔는데 국제 핵비확산 정책에 따라 벨기에원자력연구소는 보유중인 고성능 연구로 ‘BR2’에 맞는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 핵연료를 개발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원자력연은 ‘BR2’에서 평판형 핵연료판에 대한 1단계 성능검증을 마쳤다. 우라늄의 70% 이상을 연소하는 극한 조건에서도 방사능 누출이 없고, 핵연료가 건전하게 유지돼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2단계 검증에서는 평판형 핵연료 판을 곡면형으로 가공하고, BR2에서 잘 연소되는지 실험한다. BR2에서는 곡면형 판으로 구성된 핵연료 집합체를 사용하므로 평판형 핵연료를 곡면형으로 가공해 2단계 성능검증에 쓴다. 곡면형 핵연료 집합체는 우라늄 핵분열 시 발생하는 중성자를 중심부로 모을 수 있어 중성자 밀도를 더 올릴 수 있다.

현재 연구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제조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프랑스, 미국, 한국뿐이다. 한국의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는 파쇄분말을 사용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해 제조하는데 프랑스, 미국의 핵연료보다 안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험은 핵연료 공급자 시장 진입 전 최종 검증 단계로 이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BR2 연구로의 핵연료 공급 입찰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입찰 자격을 얻으면 하나로용 연구로 핵연료를 2004년 캐나다 AECL에서 수입한 이래 우리가 만든 연구로용 핵연료를 처음 해외에 수출하기 위한 기회를 얻는 셈이다.

연간 3000억원인 연구로핵연료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공급사가 되면 연 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김명섭 하나로이용연구단장은 “단기간에 수출용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핵연료판과 곡면형 핵연료 집합체를 개발했다”며 “벨기에원자력연과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로 핵연료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제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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