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없다" 일축했던 이주열‥"향후 지표에 달렸다"(종합)

"올해 금리인상 없다"는 美연준 발표에 영향
"여전히 인하 검토할 단계 아니지만, 운신의 폭 넒어져"
  • 등록 2019-03-21 오전 10:15:42

    수정 2019-03-21 오전 10:41:1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으로 출근하던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향후 기준금리 조정은) 한은이 조금 더 경기 등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운신의 폭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넓혀줬다”며 “국내 기준금리 조정은 향후 데이터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간밤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 올해 중 연준의 정책금리 조정 관망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그간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던 기조에서 뉘앙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당시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이 총재는 이날도 금리 인하는 아직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가 한 달 사이에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금리 인하는 아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면 한은으로서는 상당한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연준의 관망 기조가 이어진다는) 그런 점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틀의 정책 변화는 없지만, 여지를 남긴 셈이다.

간밤 FOMC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입장을 보여줬다. 20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점도표에서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 위원들의 생각이 상당히 바뀌었다는 뜻이다. 시장은 사실상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총재도 연준의 결정에 다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한은의 통화정책에 있어서 연준의 기조가 늘 고려사항인 것을 감안하면 (한은의)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그에 따른 유로존 경기 방향, 미중 무역협상과 그에 따른 중국의 경기흐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는 그런 점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히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국제통화기금(IMF)가 한은에 분명한 완화기조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은이 연초에 표방한 통화정책 기조와 (IMF의 권고가) 어긋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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