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시항기]팬텀4, 안정성·촬영능력 만점..장애물 회피는 아쉬움

강한 바람에도 흔들림 거의 없어..안정적인 호버링은 감탄
장애물 회피 동작 느리고 나뭇가지 등은 못피해 아쉬움
피사체 인식해 추격하는 '액티브트랙' 기능은 다양한 활용도 기대
  • 등록 2016-04-07 오전 11:25:37

    수정 2016-04-07 오후 5:30:51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세계 최대 드론업체 DJI가 최근 야심차게 출시한 ‘팬텀4’. 자율비행 능력에 안정성 강화까지 드론 매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팬텀4 외관은 광택이 도는 순백색으로 깨끗함과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이전 팬텀시리즈는 정면을 표시하기 위해 빨간색, 금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몇몇 소비자로부터 “하늘을 날면 보이지도 않는 걸 붙여봐야 소용없다”, “조악한 느낌이 든다”는 지적을 받아 그 점을 수용한 것.

팬텀4 구성품. 광택이 나는 순백색 외관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몸체가 기존 팬텀 시리즈에 비해 날렵해졌다. 사진=이준우PD
기체를 날리기 전 프롭을 조립하는 방식이 프롭을 돌려 조이는 방식에서 살짝 눌러 장착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소비자의 편의성을 생각한 배려가 돋보였다.

팬텀4에는 기존 팬텀3보다 커진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용량이 5350mAh로 28분동안 비행이 가능하다. 기존보다 5분 가량 늘어난 것. 실제로 사용할 때는 28분 내내 쉬지 않고 날리는 경우는 많지 않아 28분 드론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기자는 약 40분 동안 비행을 즐겼다.

기체 바닥을 보면 커다란 두 개의 원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비전 포지셔닝 센서’다. 비전 포지셔닝 센서는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센서로 GPS(위성항법장치)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형을 파악해 추락을 방지하고 일정 고도를 유지시킨다. 비전 포지셔닝 옆에는 적외선센서가 장착돼 있어 더욱 정교한 높이 측정을 가능케 한다.

팬텀3에도 비전 포지셔닝이 장착돼 있었다. 다만 팬텀4에 달린 것은 크기가 더욱 커진만큼 센서의 정확도가 강화됐다는 것이 DJI의 설명이다. 기체 하부에 눈에 띄는 것 중 다른 하나는 짐벌과 카메라가 기체와 일체형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영상을 촬영하기 위함이다.

본격적으로 드론을 날리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DJI GO’ 애플리케이션을 받을 것.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야 촬영이나 탭플라이 기능 등 팬텀4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USB를 이용해 조종기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연결하고 DJI GO를 실행한다. 이후 IMU(관성측정장치) 캘리를 클릭해 기체의 안정시스템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캘리를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이륙 자체가 되지 않으니 꼭 유의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날고 있는 팬텀4. 이날은 바람일 꽤 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이 거의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준우 PD
팬텀4를 날리고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안정감’이었다. 바람이 꽤 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호버링(공중에서 정지)을 할 때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조종 레버를 앞으로 끝까지 밀자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며 곧게 직선으로 움직였다. 다양한 상황에서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단에 있는 비전 포지셔닝과 적외선센서, GPS의 안전성이 강화된 팬텀4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팬텀4의 자랑인 장애물 회피를 해보았다. 팬텀4는 이동 중에 커다란 기둥이 가로막자 잠시 주춤하는듯 속도를 줄이더니 아주 천천히 오른쪽으로 피해 목적지를 향해 갔다.

광고에서 보던 화려한 회피를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장애물을 판단하고 회피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꽤 걸려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다. 아울러 나뭇가지나 전선, 철조망 등 장애물은 회피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전까지 드론이 가지지 못했던 자동 회피능력을 선도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다.

탭플라이모드를 썼을 때의 화면이다. 팬텀4가 촬영하는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GO’라는 이미지와 나타남과 동시에 이동하게 된다. 사진=이준우PD
팬텀4의 자동운항 기술 중 하나인 ‘탭플라이’를 사용해 보았다. 탭플라이는 팬텀4의 촬영하고 있는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그 장소로 스스로 이동하는 기술이다.

탭플라이는 손가락 터치만으로 장애물을 회피하며 원하는 장소로 이동한다는 점은 인상깊었지만 활용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선 팬텀4가 촬영하는 화면 안의 장소로만 이동이 가능해 활용 범위가 작게 느껴졌으며, 정확히 원하는 장소로의 위치는 불가능했다. 지도에 원하는 지점을 지정하도록 하는 방식이 좀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팬텀4가 ‘액티브트랙’ 모드로 피사체인 기자를 추적하는 모습. 기존의 ‘팔로우미’ 기능과 달리 조종기가 아닌 인식된 피사체를 쫓아 다양한 활용 방안이 기대됐다. 사진=이준우 PD
또 다른 기능인 ‘액티브트랙’은 굉장히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도 드론이 조종사를 쫓아가는 기능은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는 조종기를 추적해 쫓아가는 기능이었다.

액티브트랙은 팬텀4가 촬영하는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지정한 피사체를 쫓아가는 기능으로 향후 범인 추격 및 영화 촬영 등에 획기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기능은 ‘스포츠모드’다. 드론을 이용해 박진감 넘치는 비행을 즐기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기능으로 순간적으로 72km/h의 속력을 낼 수 있는 기능이다. 조종기 좌측 모서리에 있는 레버를 ‘S’로 맞추면 기능이 발동한다. 스포츠모드를 사용하자 확실히 역동감이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빠르게 이동했다.

팬텀4의 장점은 바로 고화질 촬영이다. 팬텀4에 적용된 카메라는 4K UHD(초고화질) 촬영이 가능해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전파 수신이 원활해 끊김 없는 비디오 촬영에도 용이하다. 고화질 슬로우 모션 영상도 촬영할 수 있어 추억을 새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팬텀3와 비교를 하자면 기체의 안전성이 굉장히 좋아졌다. 탭플라이, 액티브트랙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비행의 재미와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 인상 깊다. 하지만 추가된 기능이 아직은 기대만큼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단순 촬영용 드론을 원한다면 팬텀3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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