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해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받은 정부 보조금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한 미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만큼 중국 정부 또한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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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 중신궈지(SMIC), 화훙반도체, 베이팡화창(나우라) 등 중국 주요 반도체 회사 25곳의 재무제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이 받은 국가 보조금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205억3000만 위안(약 3조 8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접 투자, 저리 대출 등과 같은 형태의 국가 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SCMP는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도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25개 기업 중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73억 위안(약 1조 3817억원)으로 가장 많은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화웨이는 지난 2019년 미국 상무부의 수출 규제 명단에 포함돼 미국산 부품 및 기술 접근이 제한됐다. 하지만 화웨이는 지난해 초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 910B’를 선보이는 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전년 대비 176% 증가한 46억 위안(약 8704억원) 규모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같은 기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는 정부로부터 전년 대비 32% 늘어난 26억 위안(약 4919억원)의 보조금을 제공 받았다.
이처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로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3기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3기 대기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3440억위안(약 65조원) 규모로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