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를 위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이 완전히 제거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PVID는 북한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기 전에 이뤄져야 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 그리고 그것은 불가역적인 것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북(對北) 제재 완화에 앞서 PVID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그(PVID) 결정을 이행하는 것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 즉 핵무기를 폐기한 뒤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을 제거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테네시 오크리지는 과거 리비아에서 폐기한 핵시설과 핵물질을 보관한 곳으로, 현재 미국의 핵과 원자력 연구단지가 위치해 있다.
리비아 때와 마찬가지로 ‘선(先)핵폐기-후(後)보상’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은 리비아식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재차 확인한 것도 리비아식 비핵화가 결과적으로 체제 위협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어서다.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의 일종인 생화학무기도 비핵화 절차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탄도미사일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화학·생물학 무기도 살펴봐야 한다”고 볼턴 보좌관은 말했다.
다만 “북한과 논의할 다른 주제들(인권 문제 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내 열악한 인권 문제와 더불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요청한 납북 일본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 및 다른 외국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할지에 대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와 관련해선 “대통령은 낙관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이라며 “수개월에 걸친 준비 없이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이렇게 일찍 회담을 갖게 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평가하고 그(김정은)의 약속이 진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