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회장 “한국 저비용항공은 너무 비싸다”

정부 허가 가능하면 한국법인 설립할 것
환불 관련 소비자 약관 변경 신중히 검토
박지성 비행기 3개월 후 노선 구분없이 운항
  • 등록 2013-07-16 오후 3:44:14

    수정 2013-07-16 오후 3:44:14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한국의 저비용항공은 저비용이 아닙니다.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에어아시아라면 김해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까지 오는 요금정도로 서울~부산 가격을 책정할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사진) 회장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꼬집었다.

에어아시아는 1시간 정도 비행거리에 40달러의 요금을 부과하는데 이 기준으로 서울~부산 노선의 가격을 책정한다면 요금은 35~36달러 정도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가격이 비싼 것은 항공시장이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페르난데스 회장의 주장이다.

에어아시아는 한국법인 설립을 계획했지만 정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중단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작년 매물로 나왔던 티웨이 항공 인수를 검토하면서 한국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지만 사실상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인수 검토를 중단했고, 한국법인 설립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입장이 달라질지 기대하고 있다”며 “에어아시아가 한국법인을 세우면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시장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판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외국 저비용항공사의 환불 불가 정책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소비자 약관 변경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에어아시아는 모든 항공권에 환불불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과한 약관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에어아시아는 모든 나라에서 항공권을 예약하면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약관을 적용하고 있다”며 “저비용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공정위의 시정조치와 한국시장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만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약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서울과 부산에 이은 3번째 취항지로 제주를 검토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일단 오늘 첫 취항한 부산~쿠알라룸푸르 노선이 안정화하면 제주 노선을 만들고 이후 대구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아시아는 제작중인 박지성 항공기가 3개월 후 마련되면 한국 노선 뿐 아니라 전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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