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기 벅차다`?..매물 나온 하이닉스, 현대家 속내는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부각
오일뱅크, 현대건설 이어 하이닉스까지..현대家, 잃어버린 땅 되찮나
매력적이지만 두려운 매물..신중한 입장 견지
  • 등록 2011-06-09 오후 3:27:49

    수정 2011-06-09 오후 3:27:49

[이데일리 윤종성 안재만 기자] 하이닉스반도체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현대가(家)로 쏠리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하이닉스 인수후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연일 급락세를 타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주주는 고(故) 정주영 회장의 6번째 아들인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현대 집안의 맏형격인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요인들이 겹쳤지만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경우 현대차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부담감도 작용했다는 분석.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 현대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최근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등 범 현대가 기업들이 잇따라 옛 영토 회복에 나서고 있고, 이를 통해 각 그룹의 프레임을 다시 짜고 있다는 점도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이다.   ◇ 현대건설 이어 하이닉스까지?..`과거 영광` 찾으려는 현대家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범 현대가 기업들이 과거 계열사를 되찾자는 의지는 분명히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009540)이 현대상사과 현대오일뱅크를 품에 안은 데 이어, 현대차그룹이 올해 현대건설 인수한 것도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 

재계 다른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전이 2파전으로 전개됐음에도 매각가가 고점에 형성된 이유는 각 그룹이 모두 (정통성 때문에) 인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며 "한번 `재미`를 본 채권단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범 현대가의 결단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가 재건이라는 명분 외에도 인수 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국내 단일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폴리실리콘부터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까지 생산하는 태양광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하이닉스의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 중 일부를 태양전지라인으로 전용해 사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반도체라인은 박막형 태양전지로, LCD라인은 결정형 태양전지 라인으로 전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현대차(005380)의 경우에도 하이닉스와 관계가 돈독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제품의 대부분을 하이닉스 계열인 QRT반도체를 통해 테스트 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반도체의 차량 탑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현대차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는 사업적으로 메리트가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 매력적이지만, 두려운 매물 하이닉스..`인수 머뭇거리는 이유`   현대가의 부활, 사업 시너지라는 명분과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인수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은 인수 후 갖게 될 리스크 때문.   시가총액이 17조원에 달하고 작년 매출액이 12조원에 육박하는 하이닉스이지만, 들쑥날쑥하는 반도체 경기는 인수 후 그룹 전체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경우 매년 조(兆)단위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 비용도 부담이다. 

그 동안 하이닉스 매각이 수차례에 걸쳐 실패로 돌아갔던 이유도 이 같은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채권단이 신주 발행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흥행 몰이에 대한 자신감 결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현대가 기업들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체적인 분위기를 모아보자면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수를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인 것은 아니다` 정도.

매각 공고도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기 때문일 수 있지만, 내부 유보금 등 내부 사정을 살펴볼 때 인수할 능력이 달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각 그룹마다 인수 여력이 별로 없다. 일단 맏형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잔금을 치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대형 M&A에 나선다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현대중공업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마찬가지로 현대상사,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며 유보금이 6000억원 정도(작년말 기준)로 많이 줄었다. 의지만 강하다면야 인수는 할 수 있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지켜보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차에 고배를 마신 현대그룹의 경우 현금여력이 부족한데다 주력사업이 해운(현대상선), 증권(현대증권) 등 경기 민감도가 큰 사업이라는 점에서 대형 매물 하이닉스에 눈독을 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가 관계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각 그룹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소문이 팽배한데, 채권단 등 매각자쪽에서 바람을 잡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돈을 쓸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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