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한나라당 개혁..착수 전부터 `술렁`

"화합이 먼저"...동요 사전차단 나서
`경선 공신` 거취문제 현안 부상
  • 등록 2007-08-23 오후 4:37:42

    수정 2007-08-23 오후 4:37:42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한나라당 안팎이 웅성거리고 있다. 당의 주축인 이명박 후보가 연일 개혁과 변화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가 대통령 후보가 된 이상 어쨌든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후보의 개혁 방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적청산`설 등 성급한 말들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당내 동요가 심상치 않다. 이 후보는 일단 " 화합이 먼저"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 개혁과 화합, 어떻게 조화를..

이명박 후보는 경선 승리 이후 21일과 22일 연일 `당 개혁`을 언급했다. 21일 `당의 색깔과 기능을 바꾸겠다`고 언급한데 이어 다음날은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인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3일에는 당내외 인사들의 동요를 의식한 듯 "누가 혁명을 하나. 언제 인위적 인적쇄신을 한다고 했느냐"며 톤을 낮췄다. 이른바 `선 화합, 후 변화`를 강조한 것이다.

당원들에게 보낸 `감사와 다짐의 글`이란 제목의 편지에서도 "모든 갈등을 용광로에 넣어 녹이겠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승리한 쪽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며 경선 참모들의 신중한 행보를 당부하기도 했다.

조직개편과 선거대책위원회 구상으로 속내가 복잡할 이 후보의 구상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갔는 지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23일 기자들이 이재오 최고위원의 2선 후퇴 가능성을 묻자 "그게 그렇게 관심이냐, 자연스럽게 되겠지"라고 말해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켰다. `자연스럽게`가 무슨 뜻인지를 두고 입장에 따라 각기 해석이 다르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당장 연락하는 것은 실례"라고 밝혀 다음주쯤 회동이 성사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 `공신` 거취에 쏠리는 눈  

경선 승리의 주역들 사이에는 자발적으로 물러나 이 후보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자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의원, 비서실장 주호영 의원, 대변인 박형준의원, 기획본부장 정두언 의원 등은 직 간접으로 이 후보를 위해 한 발 뒤로 물러나 조용히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재오 최고위원은 2선으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캠프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당내 입지가 취약한 이 후보를 위해 전방위로 나섰다. 전날 `후보 옆방에 내 방을 따로 만들라`는 발언 진위 여부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이 위원의 거취가 현안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은 "지금 경선을 해놓고, 이긴 쪽 진 쪽 무슨 살생부를 놓고 억지로 치고 하는 그런 개념의 인적교체 청산에는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같은 주요 인사들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별개로, 당내에서는 `색깔과 기능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발언이 `보수는 버리고 가겠다는 뜻이냐` 는 등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후보 진영은 그쪽대로 `당 조직을 확실히 후보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사무처 등 실무조직이 기존 주류세력권 아래 있는데, 대선이 본격화 하기 전에 이를 접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단 이 후보는 후보 비서실 인선을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 당사에서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사에는 이미 이 후보의 방이 마련돼 있다. 당으로 돌아온 이 후보가 과연 어떤 색깔의 그림을 그려 나갈 지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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