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내주초 확정된다.
STX조선은 2013년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이후 무려 4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으나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 자금을 지원해 한 번 더 회생 가능성을 지켜보는 게 더 낫다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9월말부터 실사를 진행해 다음 주 초경 그 결과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측됐으나 연기됐다.
STX조선은 자율협약 기업이지만, 워크아웃 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준해 2년에 한 번씩 경영정상화 가능성 평가를 점검받는다. 경영 상태는 2년 전보다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채권단이 2년 반 가량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한 만큼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그동안 지원했던 자금이 모두 사라지게 돼 채권단으로서도 부담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갈 경우 (STX조선이 기존에 짓고 있던 선박 등과 관련해) RG콜(선수금반환요청) 등이 발생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STX조선 역시 자금 지원을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자구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병모 STX조선 사장은 지난 17일 ‘인력 30% 감축’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임직원에게 통보했다. 일반직과 사무직을 포함해 2600여명인 STX조선의 직원 수를 감안하면 700~800여명이 감원될 전망이다. 임직원 급여도 10% 가량 삭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STX 노조도 이러한 구조조정안을 조건부로 수용키로 했다.
한편 STX조선은 차입금 4조원(6월말 현재) 중 산업은행(2조원), NH농협은행(7400억원), 수출입은행(6750억원) 등 국책은행 및 특수은행 비중이 8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