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도광산 유산등재 시, 韓강제노역 반영 안되면 끝까지 막을 것”

“한국 찬반 여부 일본 태도에 달려있어”
일본,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 배제
사도광산의 금 생산지였다는 점만 부각
7월 21~31일 세계유산위서 결정
  • 등록 2024-06-07 오후 2:57:42

    수정 2024-06-07 오후 2:57:4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정부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전문가 자문기구가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에 한국의 찬반 여부는 일본의 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사진=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강제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관련 사실을 사도광산 유산에 반영해야한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등재 추진 과정 중 조선인 강제노역 부분이 반영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게 정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반대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고는 일본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니키타현 소재 사도광산은 나가사키 현 소재 하시마, 일명 ‘군함도’와 마찬가지로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제하고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시대 일본 최대 금강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다는 점만을 부각해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마다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하도록 일본 측에 요구해 왔다.

이 당국자는 “우리 입장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되면 정부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걸 막지 않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우리 입장이 반영이 안 된다면 끝까지 컨센서스를 막고 투표로 갈 것”이라고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refer)를 권고하면서 자료 추가 제출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코모스는 권고에서 “광업 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해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라”고 했다. 이는 조선인 강제노역이 사도광산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수 있도록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최종 등재 확정은 오는 7월 21~31일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결정된다. 재 결정은 21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보통은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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