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서 발암 물질, 치사량 니코틴 등 검출

  • 등록 2012-01-19 오후 4:03:01

    수정 2012-01-19 오후 4:03:01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금연용 전자담배에서 각종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니코틴 함량이 치사량에 이르는 제품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시판 중인 전자담배의 유해성 평가 결과 일부 제품에서 발암 물질, 과다 니코틴, 환경호르몬 등이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시판 중인 13개 업체의 전자담배 액상 제품 121개를 조사, 분석한 결과다.

니코틴 농도는 1㎖당 최저 0.012㎎, 최대 36.15㎎에 달했고 함량 표기도 엉터리였다. 일반 담배 1개비당 니코틴 평균 함량이 0.05㎎인 점을 감안하면, 전자담배 액상 1개에 함유된 니코틴은 일반 담배 0.24개비에서 많게는 723개비 분량인 셈이다.  
▲전자담배는 본체와 분무기, 니코틴이 들어있는 카트리지로 구성돼 있다. 액상 형태의 교환식 카트리지(오른쪽)에 들어있는 용액을 수증기 형태로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짐.
그럼에도 니코틴 함량 표기는 엉망이었다. 제품에 표기된 함량에 비해 실제 함량이 모자라거나 최대 4배까지 많은 경우도 있었다. 성인 기준 니코틴 치사량이 40∼60㎎인 점을 고려할 때 표기만 믿고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하면 호흡 장애, 의식 상실 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검사 대상 모든 제품에서 발암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ℓ당 0.10∼11.81㎎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분류한 발암 물질로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 신장, 목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82개 제품에서는 환경호르몬인 디에틸프탈레이트(DEP)가 0.08∼2,274.04㎎/ℓ, 15개 제품에서는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가 0.30∼99.49㎎/ℓ 농도로 검출됐다. DEP, DEHP는 남성 호르몬 차단 작용과 여성 호르몬 모방 작용에 의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이처럼 발암 물질이나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는데도 전자담배 액상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돼 완제품 또는 반제품 형태로 국내에 반입되기 때문에 관리되지 않고 있다. 전자담배 제조업 허가는 물론 판매와 유통을 포함하는 전자담배 산업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종희 복지부 건강증진과 금연정책TF팀장은 “향후 간접 흡연을 포함한 전자담배의 총체적인 유해성을 평가하고 전자담배 성분 안전관리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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