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에 42개월만에 1%대 소비자물가…김장철 '배춧값' 변수 계속(종합)

9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1.6% 올라 3년 7개월만에 최저
석유류 7.6% 내렸지만…배추·무 등 신선채소 강세
정부, 배추 수급 안정화 집중…할당관세 연말까지 연장
"중동 변수, 이상기후 등 외부 요인 집중 점검"
  • 등록 2024-10-02 오전 10:15:11

    수정 2024-10-02 오전 10:15:11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이지은 기자] 연초 물가를 끌어올렸던 과일 가격이 안정화된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내리면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개월만에 1%대에 진입했다. 정부는 기상 이변이나 국제유가 상승 등 외생변수가 없다면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배추 수급 안정화와 더불어 이달로 예정됐던 배추·무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이천비축기지에서 관계자들이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월 소비자물가 1.6%↑…석유류 하락에 1%대 진입

2일 통계청의 ‘2024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며, 1%대에 진입한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42개월만의 일이다.

올해 1월 2.8%을 보였던 물가 상승률은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의 강세로 인해 2~3월 한때 3%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햇과일 출하에 따른 가격 안정세, 기저효과 속 석유류 가격의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 8월 물가는 2.0%로 둔화했고, 9월에 들어서는 1%대까지 진입하게 됐다.

연초 물가를 견인했던 신선과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9% 하락해 2023년 5월(-0.7%) 이후 1년 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석유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6% 내리며 전체 물가의 오름폭을 제한했으며, 올해 2월(-1.5%)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는 현재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9월에 비해 기저효과가 있어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렸다”며 “채소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지 않아 1%대 진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운 물가의 변수로 김장철을 앞둔 채소류 가격이 떠올랐다.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11.5% 올랐으며, 품목별로는 배추(53.6%)을 비롯,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 심의관은 “채소 가격에 영향을 주는 날씨, 석유류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 등의 외생변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추·무 할당관세 연말까지…외부변수 중점관리

기획재정부 역시 공급 측 요인인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가 2% 내외 안정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올라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고,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돼 소비자들의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5% 올라 2021년 1월(0.8%) 이후 44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날 새벽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습 등 중동 리스크를 대표적인 불확실성으로 거론했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의 기저효과는 10월에도 계속될 수 있지만, 중동 이슈는 불확실성”이라며 “외생변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외부 충격의 정도에 따라 1%대 진입 여부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물가 수준이 높았던 만큼, 현재 1%대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의 진행 과정이며 경기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배추 등 품목별 물가 관리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농축수산물 가격 동향 및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중국산 배추 4100t 수입을 포함, 조기출하와 생육관리로 배추 출하량을 늘리고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배추와 무에 대한 할당관세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김장철에 주로 소비되는 굴, 새우젓 등 수산물에 대해서도 최대 50% 할인행사를 시행해 장바구니 물가를 중심으로 부담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9월 소비자물가는 1%대에 진입해 하향 안정세가 자리 잡는 모습”이라면서도 “국제유가와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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