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물가↑, 소비↓, 주택시장 관망..경기회복 지연"

"트럼프·소비심리 불확실 때문..내수 미약 이어질 것"
  • 등록 2017-02-09 오전 10:00:00

    수정 2017-02-09 오전 10:00:00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0일 충남 공주시 산성동 공주 산성시장을 찾아 민생현장을 살펴봤다.(사진=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 소비 침체 등 대내외 리스크 때문에 내수를 비롯한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의 수출 회복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미국 신(新)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소비심리위축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내수 부문의 미약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매달 초 내놓은 경기 진단 보고서다. 책 표지가 녹색이어서 그린북이라고 불린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투자가 개선되고 있으나 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민간 소비가 둔화되며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부문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의복, 차량 연료 등을 중심으로 감소해 -1.2%를 기록, 전달(-0.1%)보다 둔화됐다.

반면 올해 1월 소비자 물가는 작년 12월(1.3%)보다 높은 2.0%로 상승했다. 농축산물 가격 상승과 작년 1월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일시적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올해 1월 전국 주택 매매 및 전세 가격 변동률은 0%로 보합세를 보였다. 주택시장은 공급 증가, 비수기 등으로 관망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실업자는 86만7000명으로 재작년 12월보다 1000명 감소하는데 그쳐 3%대 실업률(3.2%)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비경제활동 인구는 1653만명으로 5만7000명 늘었다. 원인은 재학·수강(7만7000명), 육아(1만8000명), 쉬었음(4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고용은 서비스·건설업을 중심으로 20만명 후반대(28만9000명)의 취업자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과 투자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전월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달보다 감소세(-0.5%)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서비스업 생산은 출판·영상·방송통신 등의 증가로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3.4% 증가해, 반도체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투자는 전월 큰 폭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달보다 감소한 -1.8%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수출은 작년 1월보다 11.2% 증가해 4년 만에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조업일수 감소(전년동월 대비 -1일)에도 석유류, 반도체 등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1월 국내금융시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우려 등에 따른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주가는 기업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기재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1/4분기에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겠다”며 “소비·투자·수출 활성화 등을 통해 경기·고용·민생여건을 개선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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