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계열 3사, '투기등급'으로 강등

한신평,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현대로지스틱스 'BB+'
부채비율 1000% 이상.. 차입금 1년 내 갚아야 할 위험 커져
  • 등록 2014-03-17 오후 1:25:13

    수정 2014-03-17 오후 3:02:56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하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현대상선(011200)현대엘리베이터(017800), 현대로지스틱스 등 현대그룹 계열 3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향하며 상장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현대상선은 전일 대비 6.55%(7500원) 내린 1만700원을 기록하며 1만원선도 위협받게 됐다. 또한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3.30%(1450원) 내린 4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신평이 현대그룹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까지 하향한 것은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1000%가 넘어섬에 따라 차입금을 1년 내 갚아야 하는 위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사채모집위탁계약서에 부채비율을 1000% 미만으로 유지하겠다고 명시했고, 이를 지키지 못함에 따라 이익 상실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채 투자자들은 사채권자집회 결의로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 현대상선은 차입금을 바로 갚아야 한다.

또한 한신평은 현대그룹이 지난해 12월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해 자산 매각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금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증권 지분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부문 매각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한신평은 현대상선 자구계획의 실행성과와 시기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게다가 자구계획을 완료할 경우 재무지표는 개선되고 유동성 확보에서도 단기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업안정성과 영업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한신평은 현대그룹의 지배구조 특성으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가 지분법손실 등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손실을 보전하는 파생상품 등을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현대그룹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 단계인 BBB-로 하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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