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전업체의 몰락 '반사이익' 삼성·LG 기회 잡았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일본 가전 삼총사의 몰락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과 일본 IT업체간 경쟁의 정점에 있는 TV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일본업체들은 한국기업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주요 업체별 LCD TV 점유율에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삼성과 LG는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반면 일본 업체들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업체별 LCD TV 점유율 추이(자료: 디스플레이서치, 키움증권)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900년대 후반을 글로벌 IT를 주름잡던 일본 소니, 파나소닉, 샤프의 몰락으로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시스템 반도체 부문 성장도 기대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가전업체들의 부진에 따른 과실은 삼성, LG 두 업체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은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일각에서는 일본 가전업체 삼총사의 굴욕이 우리 기업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양국의 전자산업 모두 수출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하기 어려운 지적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절망보다 희망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원천기술 확보와 신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는 동안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상용화와 안정된 생산관리를 통해 일본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여왔다.

그 결과 우리 기업들은 1990년대 중반 DRAM시장에서 일본업체를 앞질렀고 최근 스마트폰, LCD TV 등 주요 시장에서도 일본 기업들을 추월했다. 게다가 선두업체로 올라선 이후부터는 일본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유행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일본업체들은 ‘잘라파고스’ 함정에 빠진데다 엔화 강세 타격까지 이어지면서 급격히 무너졌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전자업체들은 계속된 영업부진으로 마케팅, 설비투자, 연구개발에 소요될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오히려 일본 업체들과 한국 업체들간의 경쟁력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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