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誌, 16세 미만 말라깽이 모델 퇴출 선언

  • 등록 2012-05-04 오후 5:30:24

    수정 2012-05-04 오후 5:30:24

[뉴욕=AP/뉴시스] 세계적인 패션 월간지 보그가 전 세계 편집장이 모인 가운데 너무 어리거나 너무 마른 모델을 자신의 잡지에서 퇴출한다고 선언했다.

3일(현지시간) 이 잡지의 전 세계 19개 언어판 편집장들은 `건강한 모델 협약`을 맺고 잡지 발행사인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의 명의로 이같이 밝혔다.
 
▲ 보그, 깡 마른 모델 퇴출 [뉴욕=AP/뉴시스]

이들은 "16세 미만이거나 거식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모델들과 작업하지 않을 것"이며 "캐스팅 디렉터에게 사진 촬영과 패션쇼를 진행하기 전 모델의 신분을 확인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조나단 뉴하우스 회장은 성명을 통해 "보그는 건강한 몸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편집장들은 잡지에 실리는 모델의 건강과 독자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6년, 2007년 모델 2명이 거식증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한 후 패션업계의 이른바 `말라깽이` 모델 선호 관행이 전반 산업과 세계적인 문제가 돼 왔다. 이에 따라 말라깽이 모델 퇴출 운동은 최근 패션계의 중요한 움직임 가운데 하나이다.

14세에 모델로 데뷔한 전직 모델 사라 지프는 `모델 얼라이언스(모델연대)`를 설립해 모델들의 근무 조건을 개선하고 어린 모델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힘써오고 있다.

최근 국가적 차원의 이 같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와 스페인 패션업계는 체질량지수(BMI)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모델을 패션쇼장 모델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3월 저체중 모델의 출연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보그의 이번 결단은 청소년, 특히 마른 것을 선호하는 10대 소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인트존스 대학 심리학과의 엘리사 J 브라운 교수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미디어에 빠져들기 쉽다"며 "권위 있는 패션 잡지의 페이지에서 보이는 변화는 그들의 미(美)의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기준은 한국, 미국, 프랑스 등 19개 언어판 6월호부터 적용하게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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