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350억→500억달러로 확대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7.3원 오른 1392.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93.0원까지 올랐다. 이는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16일(1400.0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다.
하지만 오전 9시 30분께 당국이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1388.8원까지 미끄러졌다. 순간적으로 5원 가까이 밀린 것이다. 이후 환율은 139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과 연말까지 통화스와프 거래 한도를 기존 3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이 불안정할 때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추가적으로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다만 증액한 금액을 전부 원화 약세 방어를 위해 사용할 가능성은 적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 증액이 구두개입처럼 단기적인 환율 안정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증액은)시장이 예상했던 조치가 아니었고 환율이 1390원을 상회한 상황에서 소식이 전해지니 심리적으로는 효과가 있었다”며 “통화스와프 한도를 다 채우지도 않은 상황에서 증액한 것이기 때문에 외환당국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증액은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구두개입의 다른 형태일 뿐”이라며 “당국이 구두개입을 자주하면 효과가 없고, 환율 안정화 의지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꾀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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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는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9.12엔까지 오르며 약 두 달 만에 160엔을 다시 위협했다. 이날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과도한 외환 움직임이 보이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안화가 소폭 강세로 돌아서며 환율 상승세도 제한되는 모습이다.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7.29위안대에서 7.28위안대로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서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순매도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500억원대를 순매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