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월드타워점, 기약없는 폐장에 눈물의 '땡큐 세일'

월드타워점, 오는 30일 폐점 앞두고 26일까지 영업…최대 60% 할인 행사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 수사 등 '롯데 사태'로 연말 면세특허 획득 '불투명'
고객들로 북적이지만 직원들 속마음은 불안…한달만에 희망에서 절망으로
  • 등록 2016-06-21 오후 12:13:45

    수정 2016-06-21 오후 3:02:21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20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7~8층.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는 ‘땡큐(Thank you) 세일’이 한창이었다. 해외 명품 잡화부터 보석류·선글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롯데면세점 본점 등 다른 지점과 다른 건 철이 지난 ‘시즌 오프(season off)’ 제품뿐만 아니라 신제품들도 최대 30% 수준에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즌 오프 제품에 대해서는 추가로 10% 할인을 해줬다.

월드타워점 관계자는 “대부분 매장에서 신제품을 30%가량 세일하고 있다. 신제품을 10~20% 할인해 판매한 적은 있지만 30%는 파격적인 수준”이라며 “인기 있는 브랜드 신제품은 거의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이 신제품을 포함해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선 이유는 이달 중 면세특허 만료로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월드타워점은 오는 26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30일까지 사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하루 평균 3000~4000명이 찾는 월드타워점은 이날도 고객들로 매장이 붐볐다. LG생활건강(051900)의 화장품 브랜드 후(Whoo)·숨(Sum) 매장에는 제품을 사고 결제를 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서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K뷰티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월드타워점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매장 직원들의 속내는 달랐다. 최근 검찰 수사로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 등 ‘롯데 사태’로 하반기에 있을 관세청 경쟁입찰에서 면세특허를 다시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관세청은 10월 4일까지 서울지역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을 받고 60일간의 심사를 거쳐 12월 초·중순에 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에 면세특허를 부여할 예정이다. 문제는 심사기준에서 롯데가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 중에 법규준수도(80점)에 저촉돼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월드타워점 중간급 간부는 “지난해 특허를 잃고 나서 절망적인 일도 있었고 희망적인 일도 있었다. 5월까지만 해도 다시 오픈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며 “지금은 혹시나 되지 않으면 어찌해야 하나 하는 불안감이 크다. 다들 상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 소속 직원들은 7월부터 휴직에 들어가거나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 근무하면 되지만, 용역·파견업체 직원들은 당장 일터를 잃고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특히 브랜드 파견업체 직원들은 본사 정책에 따라 지점을 옮기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폐점 예고 알림(사진=홈페이지)
시계 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롯데면세점의 다른 지점이나 신규 면세점 등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월드타워점 재오픈만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고가 브랜드라 월드타워점 등 소수 매장에만 입점해 있고 다른 지점에는 기존 직원이 있어 인력 재배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계 매장 직원 A씨는 “당장 7월부터는 갈 곳이 없다. 특허를 얻고 오픈을 하면 다시 들어오려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며 “여기서 15년 이상 근무했는데 저희 같은 경력직들은 당장 갈 곳이 없고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롯데면세점은 하반기 월드타워점 공간 일부에 중소기업 제품이나 토산품 홍보관을 설치해 상생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인터넷면세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키오스크(단말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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