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3명 죽음 밝혀내라" 형제복지원사건 특별법 청원

  • 등록 2014-03-11 오후 1:06:35

    수정 2014-03-11 오후 1:06:35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7년 전 부랑자·장애인·고아 등을 수용시설에 감금하고 강제노역·구타·학대·성폭행 등 인권유린을 한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진상규명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11일 진선미·김용익 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에 관한 국가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염원과 의지를 모아 19대 국회는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직 사건이 종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주범이던 박인근 당시 원장은 불과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 받았을 뿐만 아니라 출소 후 27년 동안 다시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하는 등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당시의 수사가 국가가 형지복지원의 만행을 묵인했다는 사실 역시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분리, 감금해 ‘자립과 갱생, 보호의 명분’으로 수용소 정책을 펼쳐왔지만 그것이 헌법이 규정된 ‘자유로운 거주 이전의 자유’를 억압한 반헌법·반인권적인 국가정책이었다는 점을 밝히지 않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강제노역에 동원된 형제복지원 원생들이 생활했던 수용시설. 지금은 창문이 뜯겨나간 채 방치돼 있다.(연합 제공)
실제로 당시 부랑인들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한 곳에 모아 관리한다는 이른바 ‘부랑인 정화사업’은 1975년 내무부 훈령 410호에 의해 실행됐다. 이들은 특히 경찰이 부랑인들을 구류하고 형제원에 입수할 때마다 내부 평점을 받았다는 것에 복지원의 수용이 수용자의 자발적 의사가 아닌 경찰 내지 관공서에 의해 조직적으로 강제로 수용됐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수용원인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2년간 1만8000여명의 부랑자를 강제감금해 공식적으로만 513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1987년 3월 탈출을 시도한 원생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집단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만행이 세상에 알려지고 당시 야당이었던 신민당이 진상파악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구타, 성적학대가 일상적으로 이뤄졌으며 “사체는 병원에 실험용으로 팔려간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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