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채권매도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

외화표시 외평채 인기 따른 착시효과..외인 원화채 이탈 변수는 자금여건과 소버린 리스크
  • 등록 2013-11-25 오후 2:21:15

    수정 2013-11-25 오후 2:21:15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혹시 셀(Sell) 코리아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한국물 채권에 대한 선호가 이같은 착시효과를 불러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이재형 동양증권(003470) 채권애널리스트가 발표한 ‘2013년 외국인의 본드, 스왑, 선물 포지션 분석’ 자료에 따르면 9월 외화외평채 발행 이후 외화표시채권의 인기가 원화채권 수급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외인이 마치 원화채권을 외면하고 있는듯한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국제투자대조표(IIP)를 보면 주식(지분성증권)보다는 채권(부채성증권)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외인의 원화채권투자는 환율에 민감할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즉, 외인 투자채권 대부분은 FX픽싱이 이뤄진 포지션이어서 단기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또 IIP상 올 6월 기준 외국인 주식투자는 3100억달러 규모. 이는 6월말 외국인 주식보유액인 378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채권투자는 2200억달러 수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권 100조원을 1000억달러로 환산하더라도 훨씬 더 많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즉 외국인 보유채권이 원화표시보다는 외화표시채권 비중이 높다는 반증이라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외국인들의 채권시장 환경은 자금은 풍부하고 한국물 채권 선호도는 높으며, 원화채권은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외국인 채권투자 변동은 주로 자금조달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고 봤다. 2008년 금융위기시 외국인 채권잔고가 급감한 바 있는데 이는 한국물 리스크가 불거졌다기보다는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글로벌 자금경색과 유럽은행들의 자산축소에 기인한 부문이 크다고 봤다.

이밖에 외국인 채권이 만기보유 성격이 강하고 환율 익스포저가 크지 않더라도 이에 방치돼 있는 포지션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즉 FX와 CRS, IRS, 국채선물, CDS시장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외국인의 채권투자 이유로 환차익과 소버린 리스크와 신용등급 대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봤다. 최근 단기 스왑포인트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CDS프리이멈은 올들어 최저치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발 채권시장 수급불안 가능성은 기우라고 평했다.

그간 통상 알려져 온 경상수지 흑자와 원화강세 기대에 대해서도 이 애널리스트는 “단순한 원화강세는 외국인의 투자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선물환율에 원화강세가 반영돼 있을 때 비로서 투자유인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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