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EU도 "미얀마 군부 제재할 것"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연합(EU)이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에 제재를 부과해 압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이 미얀마 군부에 단호한 조치를 경고한 뒤에 나온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EU 회원국 외무 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EU 장관들은 성명에서 “EU는 군사 쿠데타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EU는 자산동결 및 EU 국가 입국금지 등의 조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장관들은 또 앞으로 미얀마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개발 협력 정책과 무역 특혜제도 등을 포함해 모든 정책 수단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원은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미얀마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조치는 가급적 피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의) 군부 및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겨냥해 제재를 적용하기로 정치적 합의를 이뤘다”며 “정부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직접적인 재정 원조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보렐 대표 역시 미얀마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피해를 입을 것을 고려해 무역 특혜제도는 철회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U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에 나서게 된 것은 반(反)쿠데타 시위에서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연일 이어진 항의 시위에서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EU는 “미얀마에 합법적인 문민정부를 복원하고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구금된 이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며 원론적 입장에 머물렀다.

EU의 제재 부과 움직임은 미국의 강경한 대응과도 궤를 같이 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미얀마 국민들과 함께 한다”며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무력 진압과 관련해 “단호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조처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