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럭셔리 호텔들도 긴 불황의 터널을 비켜가지 못했다. 특급 호텔들이 앞다퉈 문턱을 낮추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 관광객마저 줄어들자 온갖 방법을 동원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팔래스 호텔은 기존 레스토랑 ‘더궁’을 ‘스톤플레이트’로 재개장하면서 점심 뷔페 대신 2만~3만원대 파스타, 샌드위치, 불갈비·비빔밥 정식 등을 주 메뉴로 내놨다.
F&B 식음담당 지배인은 “기존 점심이 5~6만원선이었다면 이젠 2만원으로 다양한 점심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라며 “부담이 줄어 주변 직장인들에게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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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1급 롯데호텔 부산 1박 숙박권도 티몬에서 기존 37만원에서 13만원에 판매 중이다. 명동에 위치한 스카이파크 호텔도 33% 저렴한 11만원짜리 숙박권을 내놨다.
그랜드힐튼 호텔은 개관 25주년을 맞아 4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승용차 르노삼성 SM7을 경품으로 내놨다. 오는 5월15일까지 투숙한 고객 중 추첨을 실시해 경품을 증정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동안 쌓아온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스럽다”면서도 “고객들의 발을 묶어 놓으려면 기존 호텔들이 거품을 더 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