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하이닉스 주인찾기]④STX `이상과 현실`

  • 등록 2011-07-08 오후 4:08:45

    수정 2011-07-08 오후 4:14:53

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08일 16시 0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공언한대로 STX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경쟁상대는 SK그룹이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 보다 우려에 가깝다. STX그룹의 재무상황을 안심할 수 없는데다, 기존 주력사업의 업황도 낙관할 수 없어서다. 그래서 STX(011810)가 하이닉스 인수전을 완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 대대적 사업재편 결심섰나

익명을 요구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중견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는 기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재편할 각오가 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그룹 입장에서 하이닉스 인수는 단순히 기존 사업에 신(新)사업 하나를 더하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2~3년의 불경기를 버틸 수 있는 운영자금과 설비투자금을 비축해둬야 하는데, 중견그룹이 기존 사업에 소요될 운영자금을 유지하면서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외 불안요인이 발생하면 하이닉스의 자체 현금흐름만으로 계획된 투자와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지난 2008~2009년 입증됐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유동성 압박이 재연되자, 하이닉스는 급하게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해야 했다.

2009년초 외환은행 주도로 5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고 8000억원의 유상증자가 단행됐다. 재계 관계자는 "STX와 같은 중견그룹이 하이닉스의 주인이 된다면 기존 핵심사업에서 대대적 구조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없지 않다. 하이닉스 인수과정에서 하이닉스에 신규자금(신주인수대금)이 유입되는데다, 향후 수년간 연간 EBITDA 범위내에서 보수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한다면 인수후 대주주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STX 이사회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경영진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사를 거쳐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판단 될 경우는 입찰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TX그룹은 앞으로 더 이상 차입을 늘리지 않는 것을 재무전략으로 잡았기 때문에 인수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부채를 늘리는 구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STX 코도 석자인데... 신용평가업계와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선 STX그룹 자체의 재무사정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을 하이닉스 인수의 최대 걸림돌로 생각한다. 실제 STX그룹의 두 주력사인 STX팬오션과 STX조선해양의 경우 이데일리가 반기마다 실시하는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조사(SRE)에서 5회연속 워스트레이팅(worst rating)에 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이 STX 주력계열사의 재무상황을 안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 STX(주) 개별기준. 자료 : STX
STX측은 그룹전체적으로 3조원의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자금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 그러나 STX그룹의 순차입금 규모만 7조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고 부채비율도 400%를 웃돈다. 2010년말 현재 STX그룹의 지주사인 STX(주)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7조5373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458.4%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부동산 경기악화로 STX건설에는 계속해서 자금이 투여되는 실정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3조원이라는 현금유동성도 용처가 정해져 있는 자금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TX(주)가 인수주체로 나설지, 본입찰 과정에서 인수주체가 계열사들로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 상환전환우선주, 교환사채(EB) 등 부채성 자본금 확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TX측이 하이닉스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의문이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인수자금은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조선 수주 선수금을 활용하거나, 용처가 정해져 있는 자금을 돌려 일단 인수대금을 치른 뒤 계열사 매각과 STX유럽의 추가 지분매각, STX대련 상장, STX(주)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EB)발행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 미스매칭을 중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마켓in][하이닉스 주인찾기]②단골 STX 이번엔 완주할까 ☞STX,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 ☞[마켓in]강덕수 회장의 지분확대 전략 "손안대고 코풀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강의 기적에 '환호'
  • 사랑스러운 '정년이'
  • “힘들었습니다”
  • 홀인원~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