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4언절구] '바람'에게 전하는 바람

  • 등록 2007-06-19 오후 3:30:25

    수정 2007-06-19 오후 3:31:34

사진=KIA타이거즈

 
 
 
 
 
 
 
 
 
 
 
 
 
 
 
 
 
 
 
 
 
 
 
 
 
 
[이데일리 정철우기자] KIA 이종범(37)의 별명은 '바람의 아들'이다. 삼성 양준혁의 '위풍 당당'과 더불어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을 지닌 선수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질풍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의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바람'이란 단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종범이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지난해 처음 2군행이 결정됐을때만 해도 '충격'이란 표현이 어울렸지만 세번째에 접어드니 놀라움 보다는 안타까움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에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이젠 정말 예전같지 않다..."는 말들도 적지 않게 들려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끝을 이야기 하기엔 이를 수도 있다. 사실 이종범은 시즌 개막 전만해도 장미빛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는 일본 스프링캠프때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대해도 좋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기술적으로 해법을 찾았다는 뜻이었다. 시즌 초 10경기 정도를 치를때만 해도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3안타 경기도 있었고 5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한번 꼬이기 시작하니 심리적으로도 크게 흔들렸다. 부쩍 "힘들다"는 말이 늘어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종범은 2군행이 결정된 뒤 "한번 더 힘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당장 며칠만에 달라질 순 없겠지만 부담만이라도 덜고 돌아온다면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이종범이 두차례에 걸쳐 1군 엔트리서 제외됐을 때도 '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는 보란 듯 돌아와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4강을 이끈 바 있다. 되살아난 그의 폭발적 주루는 팬들의 기억속에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당시 이종범은 "내 성적은 어차피 내세울 것 없어졌지만 팀이라도 4강에 가야 후배들에게 보탬이 될 것 아니겠느냐"며 이를 악물었었다.

이종범의 선배 조계현은 "해태시절 잠실구장에 관중이 가득차면 종범이는 더 신을 냈다. 호수비에 열광하는 팬들에게 홈런으로 보답하는 모습은 내가 보기에도 정말 멋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신바람 난 이종범은 그의 능력 이상을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종범이 다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스프링캠프서 되찾은 자신감만 다시 살려낸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바람'에게 바람

무등산을 호령하던
호랑이도 떨게했을
질풍같던 그질주로
한시대를 풍미했네

그시절의 화려함은
세월속에 묻혔지만
세월가도 변함없는
카리스마 남아있네

끝이라는 그단어는
아직쓸때 아니라는
팬목소리 팬의바람
간직하고 또새겨서

명가라는 이름조차
부끄러운 타이거즈
기사회생 이끌어낼
바람되어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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