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농식품 수입 늘리는 중국, 대만엔 무관세 폐지 ‘철퇴’

중국 정부, 대만산 34개 농산물 수입 관세 면제 정책 중단
“라이칭더 당국, 독립 기조 견지…양안 교류·협력 방해” 비판
아프리카 등 최빈국엔 무관세 정책, 최근 농식품 수입 확대
  • 등록 2024-09-19 오전 10:28:55

    수정 2024-09-19 오전 10:28:5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이 라이칭더 총통 체제의 대만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을 제재하는 동시에 대만으로부터 수입하던 농산물에 대한 관세 면제를 중단키로 했다. 반면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대상으로는 양고기 등 농식품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수입 무관세도 추진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 이란현의 다통 지역에서 농부가 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AFP)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대만산 34개 농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 면제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05년 8월 1일과 2007년 3월 20일 두차례에 걸쳐 대만의 신선과일, 채소, 수산물을 포함한 34개 농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를 면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악화하면서 이러한 관세 면제를 중단한 것이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라이칭더 당국은 집권 이래 ‘대만 독립’ 기조를 완고히 견지하고 독립을 추구하는 도발을 끊임없이 감행해 양안 적대와 대결을 고조시키고 양안 교류와 협력을 방해했으며 본토에서 1000여 종의 농산물 수입을 일방적으로 제한해 양안 동포의 안녕을 심각하게 헤쳤다”며 관세 면제 중단 조치를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우리는 양안 경제·문화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여러 분야에서 통합과 발전을 심화했다”면서 “대만 독립은 평화도 발전도 없고 대만에 재앙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 외교부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 스틱 러더 엔터프라이즈 등 9개 미국 기업에 대한 조치를 발표했다. 외교부는 중국의 조직·개인이 이들 기업과 거래·협력 등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중국 내 소유한 동산과 모든 유형의 부동산을 동결키로 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대만 지역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 대만 분리주의자들의 움직임과 미국 주도 외부 세력의 묵인과 지원임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유화적인 입장을 지속해서 내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달초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를 개최해 대규모 지원을 약속한 후 33개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해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최빈개도국(LDC)에 대한 수입 관세를 오는 12월 1일부터 철폐하기로 했다.

이달 8일에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생산한 냉동 양고기를 수입했는데 아프리카산 양고기 제품이 중국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사회과학원 농촌발전연구소 리궈샹(李國祥) 연구원은 “중국과 아프리카 농산물 교역 심화는 중국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고 아프리카 농산물이 시장을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는 진정한 상호 이익이자 윈-윈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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