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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가 흔들린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 36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1390.6원) 대비 8.7원 하락한 1381.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간밤 역외 환율과 새벽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거래를 반영해 1385.6원에 개장했다.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85.2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다만 이날 개장가는 4일 새벽 2시에 종료된 현물환 가격 1385.8원과 더 가까운 수준에서 개장했다.
개장한 이후 환율은 하락폭을 키우며 오전 10시 6분께 1380.1원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하락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밤 10시 30분께 105.31에 거래돼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가 소폭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 고용지표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6월 미국의 민간기업 취업자 수는 전월비 15만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16만명을 밑도는 수치다. 임금상승률도 전년동월비 4.9%를 기록,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MS)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8.8로 기준치를 하회하며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미국의 지표들이 악화하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대를 보였다.
한 은행 딜러는 “장중 외국인들이 선물환을 팔고 있는 데다 중공업 수주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환율이 밀리는 분위기”라며 “원화 강세폭이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 강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유럽 지역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며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달러의 93.2%를 잠정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에 원화가 소폭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원화가 강세로 되돌려지고 있다는 평가다.
5일 발표될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까지 악화할 경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훨씬 더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럴 경우 환율은 추가 하락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그 하락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딜러는 “5일 발표될 고용지표까지 선반영되고 있다”며 “1380원 밑으로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큰 폭으로 밀리기보다 1370원 중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엔화의 흐름도 원·달러 환율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간밤 162엔을 향해 오르면서 엔화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161.4엔대로 내려오면서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CNH)은 7.29위안으로 약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고시 환율은 7.13위안으로 크게 차이를 보였다. 역내 환율(CNY) 7.27위안과도 벌어졌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위안화, 엔화가 얼마나 강세를 보일 지에 따라 원화의 강세폭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