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 비노(비노무현)인 주 최고위원과 친노(친노무현)는 아니지만 친노와 정서적으로 잘 맞는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당내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왔다.
재보선 책임론 놓고 설전…주승용 사퇴의사 밝히며 퇴장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 주 최고위원이 나흘 만에 공개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제가 이번 주말까지는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말했지만, 대표님께서 아무 말도 없고 또 입이 간지러워 한마디 하겠다”며 “이종걸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고 말을 꺼냈다.
앞서 주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최고위 회의에서 4·29 재보선 패배 결과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문재인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그동안 회의석상에서 발언을 자제해 왔다.
주 최고위원은 “불의에 맞서 투쟁한 정의로운 인물이고 풍부한 경륜과 경험을 가진 의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시기에 산적한 현안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리라고 믿고 기대한다”고 이 원내대표에게 덕담했다.
주 최고위원과 이 원내대표는 당내 비노·비주류라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김한길 전 대표를 좌장으로 하는 비노 진영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종걸 의원을 적극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최고위원은 “저는 어떻게 당내 문화, 패권 문화를 타파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이라고 생각한다”며 “‘3공 정신’을 되새긴다면 희망은 있다. 공개, 공정, 공평이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의 발언 직후 정 최고위원이 즉각 반격했다. 그는 “공개, 공정, 공평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그런데 사퇴하지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하는 것이 문제”라고 주 최고위원에게 공세를 취했다. 최고위원 서열상 정 최고위원은 수석인 주 최고위원 다음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자중지란 하지 말고 단결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이 4·29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이 단합해야 한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주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서는 “공개석상에서 이런 말을 들어 치욕적이다. 제가 세상을 이렇게 살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정 최고위원이) 제 발언에 대해 사사건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비판했을 때도 제가 참았다”고 그동안 참았던 감정을 폭발했다.
주승용-정청래, 전대 직후 지도부 구성 놓고도 설전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이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8 전당대회 직후 지도부 구성을 놓고서도 두 사람은 설전을 벌였다.
문제의 발단은 수석사무부총장 인선 문제였다. 2월 말 문 대표는 수석사무부총장에 친노인 김경협 의원을 임명했고, 주 최고위원은 “통합·탕평인사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최고위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문 대표는 사무총장에 손학규계 양승조 의원을 임명했기 때문에 수석사무부총장은 손발이 맞는 친노 인사를 임명하려 한 것이었지만, 주 최고위원은 통상 수석사무부총장은 수석최고위원 몫이었다는 점을 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때 문 대표를 지원사격한 게 정 최고위원이다. 당시 정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전대 이후 문 대표는 폭넓은 탕평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사무총장·수석부총장·조직부총장은 원래 대표를 보좌하는 실무라인으로, 대표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반격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 대표 견제 명분을 앞세워 지도부에 입성한 주 최고위원과 친노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정 최고위원이 대립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면서도 “내부에서 건설적인 논의를 하는 건 좋겠지만 외부적으로 국민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어떨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野원내대표에 이종걸…연금협상, 文견제 역할 예고(종합)
☞ [프로필]이종걸 새정치聯 신임 원내대표
☞ 野 원내대표 '5인5색' 경쟁…새 원내사령탑 누가될까
☞ 김한길·안철수, 文 흔들어 이종걸 원내대표 추대 노리나
☞ 野원내대표 경선 5파전…'3대 변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