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외환은행-현대그룹 MOU `끝장대립`

채권단-현대그룹 MOU 체결 시한 넘길듯
현대그룹 "상반기 실적으로 재평가하자"
채권단 "시한 넘기면 여신 중단등 제재"
  • 등록 2010-07-06 오후 3:43:02

    수정 2010-07-06 오후 4:07:10

[이데일리 김국헌 정영효 민재용 기자]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의 갈등이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 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더욱 증폭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두차례 연기된 MOU 체결 시한(7일)을 넘기면 신규 여신 중단과 만기 여신 회수라는 실질적인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반면 현대그룹은 반발의 수위를 한단계 높여 현대상선의 개선된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위험평가를 다시 받겠다고 역제안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 상태로 보면 현대그룹이 시한내 MOU를 체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채권단은 여신회수 등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가하면 현대그룹이 MOU를 체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그간 보여온 행보를 고려할 때 채권단과 현대그룹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 D-1에 `깜짝` 실적 발표한 현대의 속내

현대그룹은 MOU 체결 시한을 하루 앞둔 6일 회계감사도 거치지 않은 현대상선(011200)의 2분기 실적을 서둘러 공개했다.

현대상선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36억원으로 시장의 기대보다 더 좋았다. 증권가 예상치인 104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오는 8월중 발표할 순손익도 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실적 발표 직후 "기업계열 재무구조 평가는 6개월마다 새롭게 실시하도록 규정됐다"며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대립각을 세우며 두 차례 MOU 체결 시한을 연기한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본격적으로 회복한 실적을 바탕으로 MOU 체결 요건을 벗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환은행이 올해 현대건설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현대그룹은 재평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재무 약정은 주채권은행과 해당기업 사이에 자율적으로 체결되는 사적인 계약"이라며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평가에 따른 재무 약정을 체결할 의무는 없다"고 강조했다.

◇ 채권단 "1년반을 끌어온 문제..더이상 연장은 없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역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회계법인의 검토도 마치지 않은 2분기 실적을 MOU 체결의 변수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8~9월은 돼야 현대그룹의 공식적인 상반기 재무제표가 나오는데 그 때까지 약정체결을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지난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토대로 신용위험평가를 받은 한진그룹의 사례는 있긴 하지만 현대그룹은 사정이 다르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현대그룹도 한진그룹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약정체결을 유예받은 회사"라며 "지난해 하반기 평가 당시 `내년 평가에서도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그땐 약정을 체결하겠다`라는 조건을 내걸어 체결을 유예해놓고 또 유예해달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가에서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해운업황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격히 악화된 사정을 반영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한진그룹과의 MOU 체결을 유예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하반기 신용위험평가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아 결국 MOU를 맺었다.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으니 MOU를 체결할 이유가 없다는 현대그룹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단기적인 영업이익을 따지는 게 아니라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올해 영업익으로도 근본적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채권단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영업이익에 자신이 있다면 일단 상반기에 약정을 체결하고, 하반기 평가에서 실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그때 약정을 졸업하면 되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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