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 금호 리스크 급부상..왜?

투자자·금융회사 CDS 등 손실가능성
ABS 매입약정·대출제공 부담 현실화
  • 등록 2009-07-06 오후 4:21:08

    수정 2009-07-06 오후 4:21:08

[이데일리 이학선 이태호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매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신용파생상품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자와 금융회사들이 막대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금융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풋백옵션 행사를 전제로 파생상품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 금호산업으로부터 자금회수가 늦어지면 그 부담을 투자자나 신용보강을 해준 금융회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금호와 완전히 절연된 상품이 아니라면 매입이나 신용공여 등에 관련된 금융회사들은 모두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해결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CDS 거래로 위험 전가

이번에 등급하향 검토대상에 오른 `트루프렌드제구차`와 `우리씨엘엔유동화`는 신용파산스왑(CDS)을 통해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구조를 띠고 있다.

준거기업(금호산업)이나 준거기업의 채무(금호산업 회사채)에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CDS 계약상대방(보장매수자)에게 돈을 일시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스왑프리미엄을 받는다. 이로 인해 ABS 투자자들은 다른 회사채에 투자할 때보다 더 높은 이자를 받지만, 준거기업의 신용사건 발생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CDS 계약상대방(보장매수자)은 금호산업(002990)대우건설(047040)을 인수할 때 인수금융이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다. 이들은 풋백옵션 행사시 금호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을 CDS 거래를 통해 다른 곳에 전가했다. 이를 ABS 투자자들이 가져간 것이다.

다만 은행들이 신용공여를 한 경우 이 부담은 은행이 지게 된다. `트루프렌드제구차`는 외환은행이 신용보강을 제공했고, 외환은행은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신용보강에 따른 위험을 보상받기로 했다.

또다른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ABS 판매사나 투자자는 은행의 신용보강을 믿고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며 "하지만 은행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어 PEF를 통한 대우건설 인수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도 `발목`

실제 은행들이 짊어지는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금융에 참여한 곳은 금호산업 회사채나 대우건설 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ABS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했다.

이 때 은행들은 수수료를 받고 유동화증권의 원리금을 대신지급하거나 매입해주는 약정을 맺었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풋백옵션을 막지 못하면 약정에 따라 이들 은행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ABS나 ABCP를 사들여야 한다.

`금호트러스트제일차`와 `우리프론티어`는 우리은행이 각각 900억원대의 ABCP 매입약정을 제공했고, `티와이제일차`는 산업은행이 2750억원 한도로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캐피탈사도 비슷한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말 현재 하나은행과 8개 저축은행(HK·제일·민국·남양·삼신·아산·삼정·한신), 5개 카드캐피탈사(기은·산은·하나·한국·LG카드)가 `팬지아데카`에 제공한 대출잔액은 약 4000억원에 이른다.
 
`팬지아데카`는 지난 2006년말 대우건설 지분 5.6%(풋옵션 포함)를 5000억원에 매입한 페이퍼컴퍼니다. 인수자금의 80% 가량을 하나은행 및 제2금융권으로부터 장기대출로 조달했다. 대출만기는 내년 6월까지로, 올해 연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풋옵션을 받아주지 못하면 대출금 회수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위험 또 있을수도

더 큰 문제는 현재까지 금호산업의 신용도나 회사채, 주식 등을 토대로 발행된 ABS나 신용파생상품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데 있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한국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에 큰 피해를 입힌 상품(트루프렌드제사차)도 금호산업을 준거기업으로 발행된 파생상품(CLN)을 기초자산으로 했다. 당시 CLN의 기초자산을 리먼브러더스가 보유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큰 상관이 없다. 단지 금호산업이라는 게 중요하고, 그를 토대로 각종 파생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신평사들도 자신이 평가하는 ABS 등만 알 수 있을뿐 금호산업과 연관된 파생상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위험이 또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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