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기대응 실패…감염자 中 출장도
메르스 첫 환자는 중동에 체류했다가 지난 5월 초 입국한 A(68)씨다. 그는 입국 7일 후인 지난 11일 발열과 기침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가 퇴원했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자 지난 17일 병원 응급실을 다시 찾아 입원했다. 병원 측은 A씨 입원 이틀 후인 19일에야 당국에 검사를 의뢰,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던 여섯 번째 환자 B(71)씨도 2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당국은 그때야 같은 병동 환자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시작했다. 정부가 ‘환자와 2m 이내서 1시간 이상 머문 경우’만을 격리 대상으로 삼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통상 메르스는 환자 1명당 0.7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상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첫 환자 1명이 14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15~17일 사이 첫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메르스가 집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첫 환자의 감염 여부가 늦게 진단되면서 감염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31일 감염자 수 15명···확산되는 공포
보건복지부는 31일 메르스 확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장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문형표 장관은 “아직 3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민관합동 대책반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복무 중인 병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메르스 공포가 군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향후 1주일이 ‘메르스 확산 여부를 결정할 중대 고비’라고 판단하고 있다.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14일이기 때문이다. 첫 환자가 지난 20일 발생했기 때문에 3차 감염자가 나온다면 앞으로 1주일 내에 발생할 확률이 높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감염자는 첫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환자로 현재 2차 감염까지만 확인됐다”며 “만약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조기 발견·치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