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공매도 리먼 사태 이후 최저"

但 "증시 거품 꺼진다" 경고 적지 않아
  • 등록 2014-07-09 오후 1:33:08

    수정 2014-07-09 오후 1:33:08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과 유럽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의 공매도 투자 비율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곧 증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경고도 적지 않지만 아직은 헤지펀드들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적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업체 마킷 자료를 인용해 미국, 영국을 비롯한 다른 유럽 시장의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공매도 비율이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헤지펀드들의 주된 투자 기법으로 꼽히는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실제로는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일단 매도 주문을 낸 후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이를 매수해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결국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투자하는 비율이 낮은 것은 곧 증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향후 주가 하락 가능성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듯한다.

미국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총 유통 주식수 가운데 공매도 등을 위해 빌린 주식 수를 의미하는 대차거래 잔고 비율은 2% 수준이다. 이는 마킷이 관련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스톡스600지수 대차거래 잔고 비율 역시 2%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영국 증시 FTSE올셰어인덱스도 1%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대차거래 잔고 비율이 5.5%에 달했던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7년 미국 증시와 대비되는 수치다.

세계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낮은 금리로 푼 자금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48개국 주가지수를 포괄하는 유럽의 FTSE 올월드 지수와 미국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일명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는 거의 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물론 주식 거품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헤지펀드계의 거물로 꼽히는 데이비드 아이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은 “미국 기술 기업 주가가 이미 거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랐다”며 주식 시장 거품이 “어리석은(silly) 수준이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FT는 주식 상승세를 (미국 현대미술가) 제프 쿤의 조각품, 정크 본드, 영국 런던 부동산 등 턱없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 다른 자산 가격 상승과 비교하면 별 것 아니라고 말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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